네트워크 장비업체들 차세대사업 구상 골몰

 VDSL업체 코아커뮤니케이션즈의 김진식 사장은 최근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과 함께 1박2일의 일정으로 워크숍을 다녀왔다. 지난해부터 미리넷과 공동 추진해온 VDSL사업 호조로 회사 설립 이후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VDSL의 수명이 길어야 3∼4년으로 예상돼 미리 ‘포스트 VDSL’을 준비해야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외국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백본장비 시장에 비해 제품 교체시기가 빠른 가입자장비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업체로서는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리미리 차세대 사업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번 워크숍이 회사의 미래상을 논의하는 좋은 자리였다”고 만족해했다.

 이처럼 최근 국내 네트워크장비업계의 또다른 화두는 차세대 성장엔진을 찾는 것이다. 비록 최근의 IT경기 침체로 일단은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한편으로는 대부분의 업체가 차세대 주력사업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VDSL시장의 또다른 강자 텔슨정보통신(대표 김지일)도 최근 2∼3년 뒤를 바라본 포석을 고르고 있다. 이미 3년전에 지난 15년간 주력사업이었던 무선통신장비에서 벗어나 네트워크장비업체로 대변신을 단행했던 이 회사는 이제막 그 결실을 거두고 있지만 또다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 VDSL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보고 L2/L3급 스위치 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스탠더드에 입각한 R&D 컴퍼니’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지일 사장은 “그동안 국내 벤처기업이 경험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포스트VDSL에 대한 꾸준한 준비를 통해 벤처기업의 모범적인 발전 사례를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VDSL과 함께 올 네트워크시장의 또다른 성장축인 무선랜 분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공중망 무선랜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엠엠씨테크놀로지(대표 홍승억)는 21세기 최대 유망분야 중 하나인 홈네트워크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엠엠씨테크놀로지는 이의 일환으로 인터넷과 방송 기능을 융합한 소규모 사업자 및 가정용 게이트웨이(Residential Gateway) 개발에 착수했으며 앞으로 무선랜과 각종 통신솔루션을 통합·제공하는 홈네트워크전문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