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위성통신시스템 개발로 우리 나라 항공 우주 기술의 새 장을 연다.’
민간용 위성 주파수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Ku대역과 오는 2005년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Ka대역의 통신위성 탑재체 개발과 함께 시스템의 국제적인 인증에 두 팔을 걷어 붙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통신위성시스템연구팀(팀장 은종원). 이 팀은 오는 2008년까지 총 2800여억원이 투입되는 정보통신부의 국책사업 중 하나인 통신방송위성의 탑재체 국산화를 통해 우리 나라 우주 기술의 신기원을 만들어 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통신방송위성 탑재체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이 팀이 연구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은 것은 지난 2000년 5월이다. 오는 2010년께 선진국 수준의 위성통신 기술력을 확보, 국가간 기술이전이 제한적으로 이뤄져온 우주기술 분야의 자립화를 당당히 일궈 내겠다는 신념 하나로 국내 처음 Ku 및 Ka 대역의 통신방송위성 탑재체 개발에 나서게 됐다.
연구에 첫 시동을 건지 3년이 지난 지금 이 팀은 오는 9일 연구결과를 테스트하는 시연회를 마련한다. 그동안의 지난했던 연구과정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도출해낸 결과를 당당히 평가받을 기회를 갖는다.
이 시연회에서는 자체 개발한 Ka 대역 통신방송위성 탑재체의 지상 시험 모델을 ETRI 내 지구국 장비와 연동시켜 실제 디지털 방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지를 20분간 테스트한다. 우리의 기술로 본격적인 디지털TV 방송시대를 여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것. 위성 원격 교육 시스템의 가능성도 함께 타진할 계획이다.
초기 설계 단계부터 제작, 조립 및 시험기술까지 모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이 시스템 시연이 성공하면 우리 나라도 Ku 및 Ka 대역으로 초고속 위성 인터넷 및 위성방송서비스, 방재통신 서비스의 가능성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통신위성시스템연구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오는 2008년 발사 목표로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기상청이 함께 출연하는 범 부처사업인 통신해양기상위성-1호의 통신 탑재체 시스템 개발이다. 이번 지상모델 시연이 성공할 경우 이달 중순부터는 위성 탑재체의 우주용 비행 모델 과제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은 팀장은 “차세대 통신위성, 원격탐사위성 등의 인공위성 탑재체를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할 수 있게 되면 향후 해외 위성 사업에까지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며 “투자만 원만히 이루어진다면 뒤떨어진 우주관련 기술의 선진국 진입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