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타임워너 부정회계 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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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의 미디어 기업 AOL타임워너가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부정회계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들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AOL타임워너의 회계관행에 대한 조사를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이 회사의 앞날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AOL타임워너는 지난 2001년 합병을 전후해 부풀린 광고매출 규모가 앞서 공개된 액수보다 4억달러보다 1억달러나 늘어났다는 이유로 최근 SEC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하 온라인 서비스 부문인 AOL이 몬스터닷컴 및 헬스케어 사이트인 닥터쿱닷컴 등의 매출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문제는 부정회계에 관한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업계와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심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AOL이 2억7000만달러 규모의 광고회계처리 부정 문제로 SEC의 조사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이 회사의 추문은 줄줄이 터져나왔다. 8월에는 법무부가 회계관행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이후 가라앉는듯 보였던 스캔들은 10월 들어 다시 증폭돼 회계부정 금액이 4900만달러에서 1억9000만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달 리처드 파슨스 최고경영자(CEO)가 SEC측에 회계보증서약의사를 밝혔지만 시장이나 투자자들의 신뢰도는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후였다.

 이 와중에 회사 고위경영진들은 자사주 매각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지난 2001년까지 경영진이 벌어들인 돈은 17억9000만달러로 스티브 케이스 전임 회장, 파슨스 CEO 등 경영진이 무려 15명이나 포함돼 있다.

 말 그대로 회사가 ‘속속들이 썩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드러낸 셈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에는 100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주가도 70% 가까이 하락했다.

 타임워너 부문의 상황은 좀 낫지만 AOL은 요원한 온라인광고 시장회복세에 격감하는 전화접속 가입자수로 인해 극심한 경영부진에 빠져 있다. 이런 가운데 SEC의 조사로 인해 케이블TV 사업부 분사가 연기될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제 이 회사에서는 “이제는 매출감소보다 훨씬 더 시급한 게 스캔들 처리”라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회계부정은 잊고 AOL타임워너의 구조조정에 주력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파슨스 CEO도 최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일부 사업부 매각이 필요하다”고 부응했다. 워너북스 등 출판사업부와 애틀랜타브레이브스 야구팀, 워너뮤직 등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메디센트럴케이블네트워크 지분 50%도 바이어컴에 매각키로 했다. ‘전가의 보도’처럼 늘 등장하는 AOL과 타임워너의 분리설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스캔들이 AOL타임워너의 속사정을 알리는 데 일조(?)한 만큼 회사 펀더멘털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AOL타임워너의 상황은 이같은 스캔들이 약이 될지, 독이 될 지 섣불리 점칠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