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가 주도해온 휴대폰 유통방식이 제조업체 직영점 위주로 전환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글로벌 사태의 여파로 인해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에 휴대폰을 공급해온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메이저 휴대폰 업체들이 직영 대리점 등 자체 유통망을 통한 제품공급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가 자체 유통망을 통해 공급하는 물량을 처음으로 이동통신서비스 공급물량을 넘어섰다.
이같은 변화는 그동안 SK글로벌 등을 통해 이동통신사업자에 공급하는 간접판매 방식의 휴대폰 유통구조가 제조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 유통망 중심으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총 공급물량 51만5000대중 자체 유통물량이 55% 가량인 29만대에 달했다. 삼성전자측은 지난달 SK글로벌 사태의 여파로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용 휴대폰 공급이 중단되면서 유통물량의 비중이 크게 올라간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달초 SK텔레콤의 휴대폰을 유통하는 SK글로벌이 분식회계 등으로 문제가 확산되자 현금결제 등을 요구하며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서비스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휴대폰 유통시장에서 국내 최고 브랜드로 성장한 애니콜의 브랜드와 매년 100여개 달하는 다양한 모델을 앞세워 유통모델의 비중을 높여왔다. 지난해 전체 공급량의 30% 가량을 직접 유통을 통해 공급한 삼성전자는 올들어 보조금 문제와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서비스업체들의 마케팅 활동이 크게 유축되자 직접판매 비중을 늘려왔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 3월 유통비중을 40%로 확대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절반을 훌쩍 넘겼다.
LG전자도 직접판매 비중을 강화한데 따라 자체 유통망 비중이 10%선에서 20%선으로 높아졌다. LG전자는 특히 삼성전자 등 선발업체들이 자체 유통비중을 강화함에 따라 유통구조의 변화가 대세라고 보고 이 부문 강화를 위해 회사의 역량을 모으는데 주력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SK글로벌 사태를 계기로 서비스업체의 유통망 의존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양판점 등의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지난해 10% 가량에 머물렀던 자체 유통 비중이 20%선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팬택&큐리텔 역시 삼성전자·LG전자 등 선발업체들의 자체 유통망 강화로 시장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 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는 “현재 삼성전자·LG전자 등 선발업체들의 자체 유통망 강화로 국내 휴대폰 유통은 지난해보다 6% 가량 늘어난 79%로 확대됐다”며 “연말께면 이같은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문가는 “하지만 그동안 단말기 등록 지연, 할부판매 제외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해 제조업체의 유통모델 확대를 견제해 온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의 대응도 강화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휴대폰업체들과 서비스사업자간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삼성전자 휴대폰 유통비중 (단위:%, 만대)
기간 비중 대수
2월 30 16
3월 40 19
4월 55 29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전자 휴대폰 직접판매 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