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방송위가 해결해야 할 현안 중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꼽히는 문제 중 하나가 지상파 재송신 승인이다. 재송신과 관련해서는 스카이라이프의 지상파TV 재송신과 iTV 경인방송의 역외 재송신 승인이 방송위가 시급히 마무리지어야 할 사안으로 남아 있다.
무엇보다 이들 현안은 위성방송,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지상파 방송사, 지역민영방송사 등 사업자간 이해가 첨예하게 얽혀있어 기존 방송위가 끝내 매듭짓지 못하고 차기 방송위로 넘긴 ‘뜨거운 감자’다.
방송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어느 한 쪽에서는 불만을 제기할 수밖에 없지만 통합방송법 시행 이후 방송계에 끊임없는 갈등을 야기해온 이들 현안의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다는 것이 방송계 안팎의 공통된 요구다.
◇스카이라이프의 지상파 재송신 승인=개정방송법 78조에 따르면 의무동시재송신 채널인 KBS1을 제외한 지상파 채널의 재송신은 방송위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다. 현재 출범 2년째를 맞고 있는 스카이라이프는 가입자 확대 및 순조로운 외자유치 등을 위해 지상파 재송신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방송위는 SO와 지역민방등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SO는 방송위가 스카이라이프의 지상파 재송신을 승인해줄 경우 해당 지상파의 송출을 중단하겠다는 초강수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송위는 지난해 말 스카이라이프가 KBS2와 SBS의 재송신 승인을 신청했으나 SBS는 반려하고 KBS2는 보완 재신청하라고 통보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1월 KBS2에 대해서만 재송신 승인신청서를 방송위에 제출했으나 여전히 계류중이다.
◇iTV의 역외 재송신 승인=방송위는 iTV의 역외 재송신 문제 역시 이해당사자간 의견청취가 불충분하고 스카이라이프 재송신 승인문제와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이유로 의결을 미뤄놓고 있다. 서울·수도권 방송권역을 확보하고 있는 SBS와 인천 경기남북부 방송권역의 iTV가 극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iTV는 지난 1월 SO협의회가 준법 차원에서 iTV 역외 재송신 중단을 결의한데 따라 시청가구가 급속히 줄어드는 등 궁지에 몰리면서 방송위에 역외 재송신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또한 재송신 승인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별도 방송채널사용사업(PP)을 등록, 전국 SO에 송출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전망=스카이라이프와 iTV 재송신 승인문제는 늦어도 6월까지는 결론이 내려져야 하지만 워낙 사업자간 이해가 커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독과점 해소를 위해 재송신 승인에 반대하는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나 방송법 제 78조에 예외조항을 추가하는 방안 등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령 방송시장 점유율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 4조에 해당하는 지상파 방송은 재송신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조항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규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언제까지 의결을 미룰 수는 없는 사안이어서 관련법 보완이나 사업자간 이해충돌을 최소화하는 대안 등을 마련할 것”이지만 “방송산업의 전반적인 변화현상을 제대로 읽고 장기적인 방향을 정한 후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