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반납 불편하셨죠"

 월트디즈니가 홈시네마시장을 겨냥해 주문형비디오(VOD) 기술 등 2건의 신기술을 개발해 솔트레이크시티 등 3개 도시에서 선보인다.

 디즈니측은 특수 셋톱박스를 설치한 가입자 가정에 TV 송출방식으로 영화를 보내 언제든지 원하는 대로 골라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DVD를 구입해 48시간 안에 보고나면 자동적으로 파괴되는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월트디즈니의 피터 머피 전략책임자(CSO)는 기자들에게 “가입자 가정의 TV에 설치된 셋톱박스를 통해 기존 온디맨드 VTR 방식으로 영화를 제공하는 ‘무비빔’ 서비스를 3개 도시에서 시범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비스 요금은 기존 비디오 대여점의 테이프나 DVD 대여료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며, 셋톱박스를 통해 영화를 선택하면 24시간 동안 마음대로 볼 수 있다.

 머피는 CSO는 “무비빔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인터넷 광대역서비스에 가입하거나 DSL 모뎀을 설치하고 월트디즈니의 셋톱박스도 갖춰야 한다”며 “가입자가 선택한 영화를 정해진 시간 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하되 무비빔 서비스에 해킹방지 기술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일주일에 10편의 영화를 무비빔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으로 월트디즈니는 그동안 닷캐스트의 데이터캐스팅을 송출방식으로 채택, 2년 전부터 개발해 왔다.

 이 서비스에는 월트디즈니 계열인 ABC방송의 네트워크가 사용되며 요금과 고객관리는 전화망을 통해 이뤄진다.

 머피는 또 “오는 8월께엔 포장이 개봉되면 48시간 후 특수화학물이 방출돼 자동 파괴되는 특수 DVD를 제공하는 영화공급 서비스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월트디즈니측은 “이러한 서비스가 비디오·DVD 대여점을 찾거나 온라인 VCR 서비스를 일일이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획기적 서비스”라며 “이들 서비스 때문에 기존의 비디오·DVD 대여점과 온라인 영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타격받기보다는 오히려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즈니측은 다른 영화 제작사들도 새 서비스에 동참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레스터리서치의 조시 베르노프 연구원은 “홈시네마 팬들에게 익숙한 비디오·DVD 대여와 케이블 온디맨드 영화서비스 등이 그렇게 불편한 건 아니다”라며 “월트디즈니의 새 서비스들이 그 틈새를 파고드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다른 영화사들에게 참여의 문호가 개방돼 있다고는 하나 경쟁사들이 굳이 디즈니의 새 서비스를 채택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