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투데이]첨단 시각효과 SW 경쟁 심화

 최근 개봉된 영화 ‘매트릭스:리로디드’와 30일 개봉되는 영화 ‘니모를 찾아서’는 영화 내용 못지 않게 첨단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총동원한 시각효과가 압권이다. 이들 영화를 통해 최근 미국 영화산업을 밑바닥부터 바꿔놓고 있는 시각효과 소프트웨어(SW)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매트릭스의 시각효과 작업에 참여했던 업체들은 이 영화의 컴퓨터 3차원(3D) 이미지를 보다 실감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조명과 색, 명암을 조정하는 ‘멘탈레이(Mental Ray)’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영화 시각효과 기술은 또다른 개봉 예정작 ‘헐크’와 ‘터미네이터3:기계들의 반란’에서도 사용됐다. 이들 영화의 시각효과는 ‘ILM’으로 더 유명한 인더스트리얼라이트&매직이 구현했다.

 ‘매트릭스:리로디드’에 멘탈레이를 적용한 디지털효과 전문업체 ESC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1월 개봉 예정인 매트릭스 3탄 ‘매트릭스:혁명’도 작업 중이다.

 멘탈레이를 만든 베를린의 멘탈이미지는 최근 컴퓨터 이미지를 사용하는 영화사들이 늘면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영화 시각효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멘탈이미지의 최대 경쟁 소프트웨어는 픽사애니메이션스튜디오가 개발한 ‘렌더맨(RenderMan)’.

 최근 오스카상을 수상한 렌더맨은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니모를 찾아서는 바다에서 헤엄치며 대화를 주고받는 다양한 물고기와 물속의 현란한 빛의 변화를 표현한 100%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다.

 최신 소프트웨어인 멘탈레이는 ‘매트릭스:리로디드’의 주요 인물인 ‘모르페우스(Morpheus)’가 등장하는 전투신을 컴퓨터 이미지로 처리하는 데 사용됐다. 이 장면에서 모르페우스는 고층건물 꼭대기에서 시속 100마일로 떨어지는 동작을 반복한다.

 배우 로렌스 피시번에게 이같은 자살적인 스턴트를 반복하라고 주문한다는 것은 가히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피시번을 포함해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가상 스턴트로 이러한 장면들을 찍었으며 이후 시각효과 소프트웨어가 이들의 동작을 현실감 있게 보이도록 다듬었다.

 이처럼 최근 멘탈레이가 각광받고 있지만 수년 동안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표준처럼 사용된 소프트웨어는 루카스필름의 컴퓨터그래픽사업부가 만든 렌더맨이다. 루카스필름의 컴퓨터그래픽사업부는 픽사를 설립한 애플컴퓨터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에게 지난 86년 1000만달러에 매각됐다.

 정보기술 컨설팅회사 가트너의 완다 멜로니 애널리스트는 “2001년 이후 시각효과 기술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렌더맨의 시장 지배에 도전장을 던진 프로그램들은 로스앤젤레스 소재 스플러터피시, 텍사스 오스틴 소재 박스테크놀로지스, 텍사스 덴턴의 사이텍스그래픽스 등이 만든 소프트웨어들로 10여개에 이른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