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다국적 네트워크업체들 "한국은 기회의 땅"

 지난 15일 한국지사 설립 및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미국 네트워크장비업체 어레이네트웍스의 로렌스 루 부사장은 “시장진출 첫해인 올해 한국시장에서 매출 1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올해로 설립 3년째인 다국적 네트워크 벤처기업인 이 회사의 올해 전세계 매출목표는 5000만달러. 어레이네트웍스의 사업계획대로라면 전세계 매출의 20% 정도가 한국시장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수준의 광대역 정보통신망을 갖춘 한국이 신기술과 차세대 제품을 기반으로 한 신생 다국적 네트워크 벤처기업들에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면서 국내시장이 이들 기업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인 지능형 스위치업체 코사인은 지난해 국내에서 96억원의 매출을 달성, 전세계 매출 2350만달러의 30% 정도를 한국시장에서 올렸다. 다국적 네트워크업체들에 이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 코사인은 올해도 전체 매출의 25% 정도인 180억원의 실적을 한국시장에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L4 및 L7 스위치업체인 라드웨어는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1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 세계 매출의 10% 가량을 한국시장에서 달성했다. 이 회사는 올초 발생한 ‘1·25 인터넷대란’사태 이후 데이콤과 대량 장비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 국내시장에서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 한국시장 비중이 전체 매출의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1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미국의 메트로스위치 전문업체 리버스톤은 국내시장 진출 첫해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00억원 안팎의 매출실적을 올려 한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본사 전체 매출의 20%를 크게 웃둘고 있다.

 이처럼 후발 다국적 네트워크 벤처기업들의 한국시장 매출비중이 20∼30%에 육박하는 것은 시스코시스템스와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노텔네트웍스, 알카텔 등 메이저업체들의 한국시장 매출비중이 1∼2%에 불과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후발업체들의 경우 IT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한국을 첫번째 공략 대상지역으로 설정, 세계시장 진출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사인코리아 오형준 사장은 “후발 다국적 네트워크 벤처기업들에 한국이 주요 타깃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아태지역 본사를 한국에 설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시장 공략을 위한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며 “한국시장이 후발 네트워크기업들에 최대 황금어장으로 각광받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