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 고은미 emko@etnews.co.kr
인터넷이 생활화되면서 많은 정보가 흘러다니고 있다. 정보는 양적으로 팽창했다. 정보 접근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원하는 양질의 정보를 찾는 것은 오히려 어려워졌다. 점점 불확실하고 필요없는 정보들이 쌓여간다. 정보가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생성되고 유통되고 있다. 데이터는 분산되어 있고 자주 조각나 있다. 정보는 오염되고 있다. 정보는 가치를 잃어간다. 지금 정보는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다.
정보에도 품질이 있다. 잘못된 정보처리, 오류정보의 유통으로 인해 손실이 커지고 있다. 그 손실은 사회적 차원에서 걱정할 정도가 되었다. 화물 물류 대란은 눈에 보이는 것이었지만, 정보유통의 지속적인 오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결과적 손실은 그에 못지 않을 것이다. 이제 정보의 양적인 면을 지나 질적인 수준을 생각할 때다.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는 데 품질을 추구하듯이 상품가치로서의 정보를 논의해야 한다.
올바른 정보가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확대 재생산되는 효율적인 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정보의 품질이 우수해야 한다. 정보가 자산이 된다는 것은 오직 양질의 우수한 정보의 총량이 많아졌을 때 뿐이다. 정보가 비즈니스의 핵심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보를 생산·가공해야 한다. 정보는 지식이 되어야 한다. 정보가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지식이 되려면 여러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정보가 논리적 구조로 정리돼 있어 특정 현상이나 상황의 설명 등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때 비로소 지식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정보는 체계화되어야 하고, 체계화된 정보는 평가되고 인증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보 품질을 위해서는 정확성, 안전성, 이용 용이성, 이용자 지원성 등이 분석되어야 한다. 생성된 정보는 기준에 맞게 평가의 단계를 거쳐 완성되어야 한다. 평가는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상품으로서의 정보가치는 먼저 생성자들의 자세에서 비롯된다. 정보 생성자는 양질의 정보를 만들고 유통시키려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품질제고를 위해 정보생성 후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정보를 만드는 것보다 관리하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또한 이용자는 양질의 정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공급자가 좋은 정보를 생성하고 관리하며 수요자도 정보품질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정보 평가 툴(tool)과 평가 전문가, 평가기관이 필요하다. 정보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때 올바른 정보를 만들려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평가된 올바른 정보만이 이용자에게 유익하다. 더 이상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복제가 일어나게 해서는 안된다. 더 이상 오류정보의 흐름이 네크워크의 낭비를 초래하게 해서는 안된다.
정보가 가치를 가질 때 정보사회도 튼튼한 기반 위에 자리를 잡는다. 늦었지만 정부가 정보품질에 대한 피드백이 종합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정보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기업과 기관들은 유용한 정보를 만들고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보를 평가할 다양한 기관이 필요하고 평가가 경쟁체제로 이뤄지는 것도 중요하다. 믿을 수 있는 정보만이 유료화의 이유가 된다. 인터넷이 더 이상 쓰레기 정보 때문에 유통의 동맥경화가 일어나게 해서는 안된다. 쓸데없는 정보의 양이 줄어들 수 있도록 더 늦기 전에 정보품질의 중요성을 깨닫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