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DVD리코더 규격전쟁의 한축인 도시바가 오는 10월에 DVD램, DVD-RW 양쪽을 모두 지원하는 제품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도시바는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기존의 DVD리코더시장보다도 차세대 DVD리코더 표준의 경쟁사인 소니를 겨냥한 공세의 첫발을 떼게 된다.
그동안 도시바는 마쓰시타와 함께 DVD램 규격을 밀어오면서 일본 DVD리코더 시장의 80%를 장악, 파이어니어·샤프 등 DVD-RW 진영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바가 이같이 DVD-RW 끌어안기에 나선 것은 지난 4월 초부터 ‘블루레이’ 디스크 출시와 함께 차세대 광디스크 시장공략 시점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려는 소니의 전략을 지연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연작전’으로 불리는 이유는 소니의 블루레이가 기존 DVD 규격과 호환이 안되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도시바의 ‘AOD’는 기존 DVD 생산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는 등 친화적이라는 절대적 강점을 갖고 있다.
도시바의 행보에는 차세대 광디스크 시장 표준규격에서도 날로 커지는 기존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동시에 두가지 표준을 공유하는 자사에 유리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숨어있다.
물론 소니는 나름대로 DVD리코더 시장이 커지기 전에 차세대 광디스크 녹화재생기를 앞당겨 내놓으면서 차세대 광디스크 규격을 조속히 매듭짓자는 의도를 감추지 않아온 게 사실이다.
일본 업계전 문가들은 “DVD리코더의 경우 DVD램과 DVD-RW로 나눠져 있어 보급이 늦어졌다”며 “두 규격을 모두 지원하는 상품이 나오면 DVD리코더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는 계기를 맞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도시바는 중국 제조업체에 월 5만대 정도 위탁 생산, 6만엔 수준에 맞춰 일본·북미·유럽에 동시 출시할 계획이다. 도시바의 노림수처럼 녹화·재생이 가능한 DVD리코더가 VCR에 이은 차세대 가전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