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온라인 음악서비스 업체들이 긴잠에서 깨어나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들어서면서 디지털 음악시장이 활기를 보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내 온라인 음악 관련 업체들은 서비스 이용료 인하 등 비즈니스 모델의 실험에 들어가는가 하면 제휴 관계를 재조정하고 신기술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막 불붙기 시작한 온라인 음악시장의 주도권 장악을 노리고 있다.
파일교환(P2P)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하던 이 시장이 최근 주목받게 된 것은 애플의 음악서비스 ‘i튠스 뮤직스토어’의 대성공으로 촉발됐다.
애플은 다운로드 후 사용 제약이 거의 없는 음악파일을 곡당 99센트에 팔아 2주만에 200만곡 판매를 돌파했다. 이에 자극받은 음반 및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앞다퉈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업체 리슨닷컴은 애플을 겨냥, 28일(현지시각) 다운로드한 음악을 CD에 굽는 가격을 현재의 곡당 99센트에서 79센트로 내렸다. 79센트는 원가를 약간 넘는 가격. 99센트의 ‘파격적’ 가격을 앞세운 애플에 일격을 당한 프레스플레이·뮤직넷 등 경쟁 업체들은 리슨닷컴의 이번 조치로 더욱 거센 가격인하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
그러나 리슨닷컴은 월 9.95달러의 사용료는 그대로 유지한다. 이 회사는 음악 판매 증가보단 CD복사 가격인하를 통한 회원 확보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가격인하, 서비스 재조정 등 비즈니스 모델의 실험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업계의 짝짓기도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리얼네트워크는 EMI, 워너뮤직 등과 공동 설립한 뮤직넷에서 철수하고 최근 인수한 리슨닷컴에 집중하기로 했다. 리슨닷컴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리얼의 리얼원 서비스의 하나로 편입된다. 뮤직넷은 이에 대응, 현재 사용 중인 리얼의 기술을 리얼의 경쟁자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로 대체하기로 했다.
또 리얼은 AOL과의 협력 관계도 잃게 됐다. AOL이 돌비 등이 개발한 AAC 스트리밍 기술을 자체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에 채택하기로 했기 때문. 이에 따라 현재 AOL에 스트리밍 기술을 제공 중인 리얼과 AOL의 제휴는 힘을 잃게 됐다. 소니와 유니버설이 세운 프레스플레이는 최근 냅스터 상표권을 가진 록시오에 합병돼 냅스터로 재탄생하게 됐다.
한편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도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온라인 음악시장 진출 의사를 내비쳤다. 아마존은 e북, CD 판매를 위한 음악 샘플 스트리밍 등을 이미 서비스하고 있어 온라인 음악시장 진출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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