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식기반서비스를 범정부 아젠다로

 정부가 유통·물류, e비즈니스, 비즈니스서비스, 디자인 등 4대 지식기반서비스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세계 경제시스템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으며, 서비스업종의 핵심 축이 지식기반 서비스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산업이 제조업 등 여타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고 보면 지식기반서비스 산업을 한국경제를 이끌어 갈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는 것은 정책의 가닥을 제대로 잡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시장규모도 엄청나다. 현재 109조원에 불과한 4대 지식기반서비스업의 부가가치가 오는 2013년에는 225% 증가한 355조원 규모로 늘어나고, 특히 성장기에 진입하게 되는 유통물류 산업의 경우 향후 10년간 부가가치가 3배로 늘어나 14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하니 기대되는 바 크다.

 e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전자상거래 비중이 현재보다 4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오는 2012년까지 67만명의 인력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GDP에서 e비즈니스가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도 21%로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비즈니스서비스와 디자인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GDP에서 비즈니스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의 3.6%서 선진국 수준인 5.5%로 확대되고,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로 진입하고 있는 디자인 부문은 세계 10위권에서 오는 2012년에는 세계 6위의 디자인 강국으로 성장할 것이라니 기대된다.

 물론 계획대로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 유통·물류, e비즈니스, 비즈니스서비스, 디자인 등 4대 지식기반서비스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걸림돌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향후 10년간 부가가치를 늘려 14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유통·물류서비스는 할인점의 다점포화 및 지방화와 전문점의 프랜차이즈화가 급선무이고, e비즈니스도 전통산업의 e비즈니스 확산과 e보안, e금융, e물류, e학습 등 신산업 모델을 어떻게 창출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달라지게 된다.

 IT 인프라 활용도 변수의 하나다. 향후 보이스 포털(Voice Portal)이 새 트렌드가 되고 모바일-커머스와 유비쿼터스-커머스 등이 주목할 만한 e비즈니스 분야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IT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들면서 이제 신기술과 신지식의 습득은 부가요소가 아닌 생존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 정부가 지식기반 서비스업을 성장 축으로 삼는 등 세계경제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특히 지식사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출현하면서 기술과 노하우가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품질경쟁력을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어찌됐던 서비스부문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려면 모든 것이 달라져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을 국가 아젠다로 삼아 기술개발, 인력양성, 산업인프라 조성, 국제협력, 법·제도 개선 등을 망라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