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에 고현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50)이 내정되면서 IT산업계의 ‘경기고·서울대(속칭 KS) 인맥’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고 사장은 경기고(68회)와 서울대 상대를 나왔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경기고 66회·서울대 공대)은 이번 KIPA원장 인선에 고 사장을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KS인맥은 통신서비스업계에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용경 KT 사장(56회·전자공학과), 표문수 SK텔레콤 사장(68회·농대), 남중수 KTF 사장(70회·경영학과) 등 주요 통신사업자 CEO가 KS 출신이다.
KT사장을 역임한 전 이상철 정통부 장관(63회·전기공학과)과 윤창번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68회·산업공학과)도 있다. 이황수 SK텔레콤 전무(67회·전기공학과) 등 통신서비스업계 임원들까지 포함하면 KS인맥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안경수 한국후지쯔 사장(66회·화공과), 변보경 코오롱정보통신 사장(68회·공대) 등 IT기업 CEO 상당수도 KS출신으로 이 분야에서 앞선 경복고 인맥을 위협하고 있다.
반도체 전문가 중 이희국 LG기술원장(66회·전자공학과)은 진대제 장관과는 동기동창이며, 경종민 KAIST 교수(67회·전자공학과)는 1년 후배다.
KS인맥은 정치·법조·행정·경제 등 각 분야에 두루 포진해 있어 IT분야에서 KS인맥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IT분야 KS인맥은 다른 분야에 비해 배타적이지 않고 대체적으로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KIPA원장 인선 과정에서 진대제 장관은 고 사장을 적극 추천하면서도 KS출신임을 껄끄럽게 여겼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IT업계도 소수의 대기업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KS인맥이 이들 대기업과 정책기관의 수장을 휩쓸면서 세력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비 KS출신 IT기업인과 관료들의 우려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