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하나소프트 설립 2년에 부쳐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이사 nam@da-san.com

남북간 IT교류 활성화의 하나로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하나소프트가 설립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지금도 변함없이 많은 분들이 하나소프트에 관심을 가지고 근황을 물어온다. 특히 요즘처럼 북한 핵문제, 북미간 관계 악화 등으로 남북간의 교류가 소원해진 분위기에서 남북 IT 합작기업 하나소프트의 행보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하나소프트는 북한 연구인력 33명과 당사 연구인력 10여명이 한솥밥을 먹으면서 첨단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정치적인 논리나 이념에 영향받지 않고 순수하게 서로가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가며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올해까지 북한 인력을 1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 회사는 초기에 보조부문의 개발만을 위탁받은 것에서 이제는 네트워크 프로토콜 개발 등 핵심업무까지 수행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확보했다.

 당사의 메트로 이더넷 스위치 6100 시리즈의 소프트웨어 부문 개발을 담당했고, 국내 최초로 개발된 기가비트 백본 스위치 V8100을 당사와 공동으로 개발했을 정도다.

 짧은 기간에 이러한 성과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은 뛰어난 북한 연구진의 확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내 IT벤처의 경우 우수한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는가에 따라 그 회사의 생존이 좌우된다. 그런데도 우수인력 부족으로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싼 연봉을 주고 어렵게 좋은 인력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벤처의 특수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거나 더 높은 연봉을 찾아 이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우수한 기술을 가진 북한 연구인력을 고용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으며 국내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개발원가로 비용절감의 효과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환경과 언어가 전혀 다른 타국에서 함께 일을 하고 있지만, 의사소통에 전혀 무리가 없어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초기에는 약간의 어려움도 있었다. 북한 IT인력의 능력은 우수했지만 실전에서의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관리능력과 하드웨어 및 시스템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그러나 두차례에 걸친 IT 재교육으로 그 거리를 좁힐 수 있었고, 현재는 어떤 프로그램도 무난히 개발할 정도가 되었다.

 지금 하나소프트가 그리는 최종 목표는 남한 기업들의 위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앞으로 독자적이고 경쟁력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중국 단둥에 있는 연구소를 북한의 개성공단이나 신의주공단으로 이전해 경비를 줄이고, 서울에서 쉽게 구할 수 없었던 고급 IT인력을 북한의 고급 IT인력으로 대체해 더욱 규모를 늘리는 등 북한의 IT인프라와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차원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부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가 실질적인 IT교류를 위해 제도적 조치와 전담기구 설치 등의 지원책을 내놓고, 북핵문제의 원만한 조기 해결을 통해 북미간 긴장완화와 관계개선이 진척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IT교류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바세나르 협약이 개정돼 향후 개성공단 입주시 자유로운 장비반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남북 IT교류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정부차원의 지원과 민간차원의 노력이 함께 진행돼 자연스럽게 남북 IT교류가 이뤄지고 화해 무드를 전개한다면, 멀지 않아 북한에 남측의 자본과 상용화 기술, 그리고 북측의 우수한 기술과 인력이 합쳐져 세계 IT중심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