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음악 전쟁](하)위기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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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음악등장에 따른)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가능성 속에 무한히 열려 있는 신시장을 개척한다.’

 음반업계와 온라인 음악서비스 업계는 언뜻 보기엔 뉴미디어 발전에 따른 신시장을 서로 달리 보고 있는 듯 하지만 이미 결론은 나 있는지도 모른다.

 음반업계는 최근 수년간 해마다 매출감소세를 나타냄에 따라 디지털 음악에 대해 패닉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일교환(P2P)과 CD 굽기가 음악산업을 고사시킨다는 것이다. 확실히 온라인 음악의 발달로 음반업계는 조만간 CD시장을 잃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바로 그 기술로 인해 무궁무진한 판매창구가 새로 생기고 있다. i튠스 뮤직스토어나 프레스플레이 등의 온라인 음악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폰도 또다른 창구가 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휴대폰 벨소리 시장규모는 미국에서만 1700만달러에 달했다. 2005년엔 4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음반업계는 벨소리 음원 라이선스만으로 6000만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나 유럽에선 이 시장이 더욱 활발하다.

 모바일 뮤직은 아직 벨소리나 노래 맛보기를 통한 CD 홍보 등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멀티미디어 기종이 보급되면 휴대폰을 통한 다운로드 판매도 일반화될 전망이다. 마돈나 등 일부 가수는 이미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이동통신은 불법 복제가 힘든 데다 일찌감치 유료서비스 개념이 자리잡았다. 데이터 통신수요를 늘리려는 통신업체와 콘텐츠 판매망을 다양화하려는 음반업계는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진다.

 시장조사기관 오범은 이같은 추세에 따라 올해 미국 모바일 음악시장이 5100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젤로스그룹은 2007년까지 이 시장이 5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CD에서 풀려나 광대한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는 음악파일은 PC·휴대폰이 아닌 그 어떤 디지털기기로도 자유롭게 스며들 수 있다. 앞으로 모든 가전제품 및 휴대형 디지털기기가 홈네트워크로 인터넷에 상시 접속하게 되면 음악의 판매경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미 음반업계의 한 인사는 C넷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시장이 결정적 팽창을 앞두고 잠시 위축된 시기”라며 본심을 드러냈다.

 새로운 음악시장의 지배자가 여전히 음반회사일지는 미지수다. 미래의 음악팬은 야후가 홍보하는 신인의 음악을 AOL 인터넷 라디오로 듣고 P2P에서 찾은 후 아마존에서 구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음악시장의 지배자는 파일 전송·관리기술을 가진 정보기술(IT) 업체일 수도 있고 네티즌들에게 영향력이 큰 대형 포털일 수도 있다. 아마존일 수도 있다.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수많은 노래들을 원하는 대로 듣게 되면 특정 가수를 ‘미는’ 음반기획사의 능력은 빛을 잃게 된다. 가수들은 CD 대신 스트리밍으로 노래를 발표하고 음반사를 거치지 않고 팬들에게 직접 음악을 전송해 요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영화업계가 비디오 때문에 생긴 대여시장으로 인해 혜택을 받은 것처럼 디지털 음악의 발달은 콘텐츠를 갖춘 음반업체에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콘텐츠의 유통·소비방식을 결정짓는 기술의 발전 방향에는 여전히 많은 변수가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