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망도 해킹에서 자유롭지 않다.’
전화망을 통한 네트워크 침탈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http://www.washintonpost.com)는 각국 정부 및 업계 차원의 네트워크 보안 투자가 매년 수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이 낮아 ‘로테크(low tech)’라고 불리며 해킹의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전화망에 대한 해킹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들어 미국에서만 이미 상당수의 기업 음성메일 및 전화시스템이 침탈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미 정부 관계자는 “전화의 공짜 사용 행위에서부터 도청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인터넷서비스업체(ISP)들과 연계되는 장거리전화용 사설교환기(PBX)에 대한 해커들의 공격은 위험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음성데이터 서비스를 운용하는 PBX는 기업 컴퓨터 시스템에 접속하는 통로로 악용된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의 리사 피어스 연구원은 “기업들 대부분은 데이터회선과 음성회선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는 전화망에 대한 위협이 곧바로 네트워크 위협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실제 PBX를 통해 기업 네트워크에 접속해 기업정보를 훔치거나 시스템에 위해를 끼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어스는 “문제는 해커들이 들어왔다 나간 사실을 모른다는 데 있다”면서 “기업들은 네트워크 보안에는 신경를 쓰면서 전화 네트워크가 얼마나 취약한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빌 머레이 사이버수사부문 대변인은 “알려지지 않는 피해사례를 합칠 경우 기업들과 전화업체들의 피해는 수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머레이는 특히 “PBX 시스템을 통한 침탈은 국가보안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해커들이 911시스템에 대한 분산거부공격(DoS)에 나선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