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대표 이용경)가 하반기 출시할 차세대 전략사업인 동영상 서비스파트너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동영상 서비스는 KT의 500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인프라를 부가가치형 사업으로 끌어올릴 신규 유망사업분야여서 첫 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내 초고속인터넷 환경이 수Mbps급 이상으로 빠르게 확산될 상황에서 온라인게임은 최고의 킬러애플리케이션”이라며 “KT의 선택방향에 따라 차세대 동영상사업의 성패는 물론 소니와 MS의 게임사업과 온라인게임시장전반에 미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동영상 서비스 가운데 최고의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온라인게임 사업의 협력사로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으나 선뜻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가 유력한 분위기였다. MS가 KT의 전략적 주주인 데다 양사는 포괄적인 분야에서 사업제휴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사는 KT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X박스를 번들로 제공하는 등 깊숙한 협력방안을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S가 야심작으로 출시했던 X박스는 콘솔 게임기 시장에서 선발업체인 소니의 ‘PS2’에 비해 한참 뒤진 게 사실. 세계시장에서는 물론 국내시장에서도 X박스는 PS2의 10분의 1에도 못미친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파악하고 있다.
최근 MS가 그동안의 열세를 만회하겠다며 소니보다 한발앞서 온라인게임 서비스 출시를 서두르고 있으나 이를 뒤집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KT의 고민도 여기에서 시작한다. 전략적 파트너이자 주주관계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MS의 X박스를 선택해야 하나 사업성에서 소니의 PS2만 못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가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는 점도 도외시할 수 없다. 실제로 소니는 그동안 다른 데 맡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올초 KT로 이전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소니로서는 1000만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한 KT의 사업기반을 활용해 초기 온라인게임 시장을 확실히 선점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KT에 구애의 손길을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KT의 고민은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시장성을 고려한다면 PS2를 선택하거나, 최소한 두 가지 모두를 온라인게임으로 채택해야 할 상황”이라며 “하지만 주주사인 MS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어서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