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통합(NI) 업계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MSP(Management Service Provider)사업이 존폐위기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콤텍시스템과 에스넷시스템·KDC정보통신 등 주요 NI업체들은 지난 2000년 이후 부가가치가 높은 솔루션사업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앞다퉈 MSP사업에 진출, 자체 MSP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섰으나 2,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MSP를 수익사업화하지 못한 것은 물론 투자비용도 제대로 건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에는 KT와 삼성네트웍스·데이콤 등 대형 통신사업자들이 일반 기업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선임대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네트워크장비 및 솔루션업체와 제휴, 트래픽관리 및 네트워크 보안 사업에 나서면서 NI업체들이 추진해온 MSP사업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MSP를 신규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NI업체들은 국내시장에서 MSP를 수익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 사실상 사업을 중단하거나 사업비중을 크게 줄이고 있다.
국내에 MSP란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아이월드네트워킹이 지난해 MSP사업을 전격 중단한데 이어 콤텍시스템과 에스넷시스템·KDC정보통신도 MSP의 수익사업화가 어려워짐에 따라 최근들어 MSP서비스를 네트워크시스템 구축의 부대사업의 하나로 전환, 사실상 MSP사업이 실패한 사업모델로 전락했다.
KDC정보통신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교적 MSP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지난 2월 MSP 등 네트워크사업을 총괄한 조성욱 상무가 한국알카텔로 자리를 옮긴 데다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블루투스 등 신규사업에 회사역량을 집중하면서 MSP사업이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MSP가 수익사업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고사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우선 기업들이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네트워크망의 관리서비스를 받는데 익숙하지 못한 데다 최근 들어 트래픽관리 및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체적으로 네트워크망 관리기능을 강화하거나 대형 통신사업자들로부터 서비스를 받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NI업체들이 국내 시장상황 및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MSP가 정착된 일부 선진국의 사례를 그대로 도입, 신규 사업에 나선 것이 사업실패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더욱이 IT분야의 투자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MSP사업이 국내시장에서 회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