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폭탄 테러 조심

 ‘벨이 울리면 휴대폰이 폭탄을 터뜨린다.’

 35명의 희생자를 낸 지난달의 사우디아라비아 폭탄테러사건 현장에서 폭탄 폭발을 일으키도록 개조된 휴대폰이 발견됐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12일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폭탄테러 현장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휴대폰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FBI는 “폭탄으로 추정되는 장치가 발견되면 275m 반경 밖으로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15m 범위 안에선 휴대폰·호출기·라디오 등의 사용을 금지시키도록 요원들에게 지시했다.

 FBI는 휴대폰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 때 벨이나 진동기에서 발생하는 전기가 인근에 설치된 폭탄의 폭발을 촉발한다고 설명했다. 휴대폰을 사용한 폭탄테러는 멀리서도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시한폭탄장치는 테러리스트가 폭발물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휴대폰을 이용한 폭탄테러는 지난해 7월 이스라엘의 헤브루대학 테러사건에서도 사용됐다. 또 프랑스 경찰은 지난해 말 알카에다와 연계된 파리의 테러조직을 수색하면서 폭탄테러용 휴대폰을 발견하기도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휴대폰을 이용한 폭탄테러를 일으키려면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전문지식이 없는 요원은 함부로 의심스러운 장비를 해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