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장비업체들이 ‘원박스’ 형태의 네트워크 보안장비 개발에 힘을 쏟고 있어 향후 네트워크 보안시장에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시스코·주니퍼 등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은 최근 보안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짐에 따라 별도의 보안장비가 수행하는 기능을 단일 네트워크 장비에 탑재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방화벽·가상사설망(VPN) 등 특정 보안기능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전개해 온 전문 네트워크 보안솔루션업계와의 한판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스코코리아(대표 김윤)는 ‘내장형(임베디드) 보안’이라는 전략 아래 자사의 모든 제품에 통합 네트워크 보안솔루션을 장착해 나가고 있다. 이미 ‘시스코 831·837라우터’ 등에 VPN 가속 모듈을 추가한 시스코는 앞으로 내장형 보안 전략을 통해 고객들이 별도의 보안 솔루션을 추가로 도입하지 않고도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엔터라시스네트웍스코리아(대표 안희완)도 지난달 스위치 제품군인 ‘XSR-1800시리즈’에 방화벽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매트릭스 N시리즈’에는 스위칭 및 라우팅 기능과 각종 보안 기능을 하나의 모듈에 결합시킨 DFE(Distributed Forwarding Engine) 모듈을 장착, 기존 장비를 통한 보안 강화에 힘쓰고 있다.
주니퍼네트웍스코리아(대표 강익춘)도 라우터 제품군에 보안기능을 첨가하기 위해 ‘J-프로텍트’ 전략을 발표했다. 주니퍼는 방화벽·트래픽모니터링·데이터보호 등 다양한 보안기능을 모듈 형식으로 지원함으로써 고객들이 별도의 보안장비를 도입하는 대신 기존 라우터에 모듈을 추가 탑재하는 것만으로 보안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주니퍼의 강익춘 사장은 “보안 강화를 위해 별도의 장비를 도입할 경우 투자비용 증가는 물론 네트워크 관리에 대한 부담도 증가하게 된다”며 “고객들이 필요한 보안기능을 기존 장비에 탑재할 수 있는 맞춤형 네트워크 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의 이같은 보안시장 공세와 관련, 국내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는 네트워크 보안 전문업체들은 적지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보안에 대한 전문성을 들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방화벽 전문업체 A사 대표는 “보안 전문업체들은 보안에 중점을 두고 솔루션 개발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전문성 측면에서 네트워크장비업체에 비해 유리하다”며 “앞으로 통합 보안솔루션 같은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시장을 지켜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