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피아이 신완선 사장 billyshin@delphieye.com
사업을 하다보면 뉴욕타임스의 컬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The Lexus and Olive Tree)’란 책 내용을 곱씹게 된다. 제목에도 들어있듯 렉서스는 도요타에서 나온 최고급 승용차의 대명사로 선진기술의 합리적 제조시스템과 최고의 글로벌 마케팅으로 전세계를 누비는 세계화의 역동성을 대변하는 말이다. 반면 베이루트와 예루살렘이 서로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올리브나무는 독자성, 즉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유대인 특유의 고유한 전통성을 의미한다.
세계 최대의 게임쇼 ‘2003 E3’에서도 세계 게임시장을 양분해온 미국과 일본의 대형 퍼블리셔와 유명 게임 게임개발사들은 예외없이 세계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대작들을 쏟아냈다. 한국, 러시아 및 동구권 등 게임 변방국의 개발사들도 저마다 독특한 소재와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끊임없이 선보이며 또 다른 게임 신화의 꿈을 실현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반도체·LCD산업 이후 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될 만한 확실한 미래 정책산업이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게임산업이야말로 세계시장 규모나 폭발적 성장성, 고부가가치, 상품성 등에서 미래전략산압임에 분명하다. 특히 이미 국내시장에서 검증된 게임산업의 글로벌 브랜드화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미래 한국의 중요한 경제성장 엔진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국내시장과 중국시장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의 지속적이고 폭발적 성장으로 이미 증명했듯이 한국 네트워크 기술은 세계 게임업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되였다. 그러나 국한된 내수시장과 일부 동남아권에서 성공을 거둔 몇몇 온라인게임과 최근 게임포털이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에 흥분해 이것을 한국 게임산업의 전부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짧은 몇년 동안 수많은 벤처BM에서 경험했듯이 국내 내수시장에서의 성장의 한계는 게임시장에서도 결코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는 어떻게 하면 게임 변방국에서 벗어나 거대한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시장에 진입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들의 문화적 습관, 언어, 색감, 음악, 영화 등에 코드를 같이 하여 지속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하드코어게임을 개발, 출시한다면 우리도 이른 시일 안에 세계 게임산업 패턴에 익숙해질 것임에 분명하다.
향후 2∼3년 안에 미국을 비롯한 일본과 유럽의 네크워크 환경은 초고속 전산망의 빠른 보급으로 5000만∼6000만명의 브로드밴드 가입자와 1000만명 이상의 유저가 온라인 기능이 포함된 비디오 콘솔게임기를 구매할 것으로 보여 이제 PC뿐만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PS)2·X박스 등 콘솔 온라인게임이 세계 게임시장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중심의 PC 패키지나 비디오 콘솔게임의 하드코어게임 역시 할리우드의 영상매체와 더불어 결코 변하지 않는 숙성된 시장으로 우리가 도전할 수 있는 넓고도 매력적인 시장인 것이다.
세계 게임시장의 4% 미만의 미미한 수준이 한국 게임산업의 현실이지만, 게임산업은 끝없이 진화하고 변화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증권가를 뒤흔들던 아타리 쇼크를 시작으로 일본의 명문 세가의 부침, 빌 게이츠의 X박스의 속도, 소니의 독주, 최고 개발사 웨스트우드의 몰락 등 한 시기를 풍미하던 세계적인 개발사와 유명 퍼블리셔의 흥망성쇠의 흐름을 읽다보면 오히려 세계 게임강국 주류에 진입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와 넓디 넓은 시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뛴다.
몇년 동안 내수시장에서 유쾌한 경험을 즐긴 선발 게임 개발사들은 잘 가꿔진 자신들의 올리브나무를 렉서스화할 수 있도록 빠른 선진개발기반으로의 전환과 전문적인 글로벌 마케팅으로 성장엔진을 바꿔야만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있는 업체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이제 머지않은 장래에 세계 각국의 수만에서 수백만명의 게이머들이 우리 게임을 즐기는 것을 어디에서나 목격할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는 꿈을 꾸자! 한국 게임산업의 전사들이여! 이제 눈을 들어 밖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