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세계 ‘슈퍼컴퓨터 톱 500’ 리스트에 우리나라에 있는 슈퍼컴이 12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500개 슈퍼컴퓨터 중 휴렛패커드(HP) 제품이 31.8%인 159개를 차지, IBM을 1개 차이로 제치고 업계 최다를 기록했다. IBM 제품도 ‘상위 100대 슈퍼컴퓨터’ 가운데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에 설치된 슈퍼컴퓨터로는 지난 2002년 서울대가 직접 만든 슈퍼컴퓨터가 57위를 기록, 100위권 안에 들었으며 포스데이타(177위), 한국은행(260위), NACF(272위), 삼성카드(275위), 삼성캐피탈(276위), KISTI(311위), SK글로벌(348위), 삼성화재&삼성생명(349위, 441위), 서울그리드센터(392위), 삼성SDS(423위) 등에 설치된 슈퍼컴퓨터가 ‘세계 최고속 500위권’안에 들었다.
‘슈퍼컴퓨터 500 리스트’는 상·하반기에 걸쳐 1년에 두차례 발표되는데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일본의 ‘어스 시뮬레이터’가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또 미국 로스 알라모스국립연구소와 로렌스 리버무어국립연구소에 설치된 HP의 ‘알파 서버’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역시 2위 자리를 지켰다. 미국 국립에너지연구과학컴퓨티엔터에 설치된 ‘시보그(Seaborg)’ 컴퓨터는 처음 상위 5위권에 진입, 눈길을 모았다.
◇승자는 인텔과 HP=HP와 인텔이 이번 리스트의 최대 승자로 부상했다. HP가 최다 슈퍼컴퓨터 보유업체로 등극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54개였던 인텔의 칩을 장착한 시스템이 이번에 119개로 무려 2배 이상 늘었다.
인텔의 아이테니엄2 프로세서를 1500개 내장한 슈퍼컴퓨터가 퍼시픽노스웨스트내셔널연구소에 설치됐는데 인텔의 64비트 프로세서가 ‘톱 10’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 칩의 선전은 클러스터 시스템이 슈퍼컴퓨터(고성능) 세계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인텔 칩이 선전한 또 다른 이유는 32비트 프로세서 때문이다.
IDC의 한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32비트 칩은 성능이 충분히 빠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전통적 슈퍼컴퓨터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SGI의 대칭형멀티프로세싱(SMP:Symmetric Multiprocessing) 서버 대안 대신 인텔의 시스템을 구매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선, 순위에서 밀리다=이번 리스트에서 가장 큰 낭패를 본 업체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다. 선의 제품은 지난 11월 리스트에서는 88개였는데 이번에 9개로 대폭 줄었다. 이에 따라 선의 업계 순위도 기존 3위에서 10위로 미끌어졌다. 한편 21번째 발표된 이번 ‘슈퍼컴퓨터 톱500 리스트’는 24일(현지시각)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국제슈퍼컴퓨터콘퍼런스(ISC)’에서 공식 발표된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설치 `슈퍼컴퓨터 500` 제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