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시니어](2)다산네트웍스 최보경 책임연구원

 네트워크장비업체 다산네트웍스(대표 남민우) 하드웨어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는 최보경 차장(31). 최 차장은 지난 97년에 입사, 사원번호가 40번대에 들 정도로 사내에선 근무 연차가 높은 ‘다산 토박이’다. 최 차장은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당시 ‘다산기연’으로 불리던 현 다산네트웍스에 입사해 개발자로서의 경험을 쌓았다.

 최 차장은 입사 초기 산업자동화와 리얼타임운용체계(RTOS)부문의 엔지니어로 일했지만 98년 들어 회사가 KT의 AICP(Advanced Information Communication Processing system)사업에 참여하면서 네트워크 분야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최 차장은 “사실 처음에는 현장 경험도 부족하고 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점차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후 최 차장은 동료들과 함께 현재 회사의 주수익원 중 하나인 이더넷 스위치 개발에 착수, 회사에 살다시피하며 개발작업에 매달렸다.

 “그때는 1주일에 4∼5일은 연구소에서 잠을 자고 집에는 가끔 옷을 갈아입으러 가는 정도였습니다.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은 부분을 남겨두고는 좀처럼 집에 갈 생각이 들지 않더라구요.”

 이런 노력으로 2000년 하반기에 24포트 L2급 스위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지만 바로 원하는 결과를 내기란 쉽지 않았다. 애써 개발한 제품이 KT가 실시한 이더넷 스위치 입찰에서 번번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첫술에 배부르지 않다는 말을 떠올리면서 성능 보완에 열을 올렸습니다. 결국 지난해 KT 입찰에서 공급권을 따내며 시장 진입에 성공했죠.”

 최근 VDSL개발팀으로 배치돼 50Mbps VDSL장비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최 차장은 앞으로는 가입자망 장비 위주에서 벗어나 백본급에 가까운 대용량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국산업체들이 가입자망 장비 개발에 머물러온 게 늘 안타까웠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현재 외산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백본급 장비를 개발해보고 싶습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