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정보통신망(ISDN)도 정보통신사의 한 장을 장식하고 마침내 역사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ISDN은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의 등장으로 사람들에서 기억속에서 잊혀져가는 추세이긴 했지만 대부분의 은행에서 인터넷 전용선 백업라인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명맥은 유지해왔다. 그러나 소수 개인 가입자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최근 ISDN을 전용선 백업라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은행권에서 이를 ADSL로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ISDN은 조만간 사람들의 기억속 장비로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
ISDN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T에 따르면 한두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에서 ISDN을 인터넷 전용선 백업라인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사용되고 있는 ISDN 회선은 개인가입자를 포함해 2만5000회선 정도다.
국내에서 90년대 후반 상용화된 ISDN서비스는 전화와 통신망을 통합하는 특징과 함께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로 한때 주목받았지만 ADSL의 출현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특히 아직까지 인터넷 네트워크로 ISDN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일본이나 중국, 유럽 등 해외와 달리 국내의 경우 KT와 하나로통신이 ADSL 서비스로 속도 경쟁을 벌이면서 ISDN의 단명을 재촉했다. 최고 128Kbps라는 느린 속도로는 ADSL과의 경쟁에서 결정적으로 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 ADSL은 VDSL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ISDN을 도입했던 은행권에서는 인터넷전용선 백업라인으로 여전히 활용하고 있다. ADSL로 업그레이드하는 신규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한달 혹은 두달에 한번 정도 전용회선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잠깐씩 사용되는 백업라인으로는 ISDN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ISDN에는 종량제 요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용요금이 훨씬 저렴해서 은행권에서 아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을 비롯, ISDN을 사용하던 곳에서 백업라인까지 ADSL로 교체하는 추세인데다 KT 역시 내년부터 ISDN 신규가입 신청을 받지 않을 예정이다. ISDN이 역사속으로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거래 데이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64Kbps의 속도를 구현하는 ISDN으로는 데이터처리가 버거워진데다 사양산업으로 신규 투자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ISDN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유지보수 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조만간 ADSL이 ISDN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얼마전 상호저축은행중앙회와 15개 상호저축은행이 그동안 전용선의 백업라인으로 활용해오던 ISDN을 ADSL로 전격 교체했다.
ISDN 장비를 만들어오던 벤처업체들도 대부분 개발과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1년 전까지 일본·중국·콜롬비아 등으로 ISDN 장비를 수출해온 디지텔은 최근 해외에서도 ADSL 도입이 확산되자 ISDN 장비의 생산과 개발을 중단했다.
ISDN이란?
종합정보통신망으로 불리는 ISDN(Intergrated Service Digital Network)은 전화선을 디지털화하고 전화교환기에 회선교환은 물론 데이터 패킷교환 기능까지 추가함으로써 전화선을 이용해 음성은 물론 팩스, 인터넷 등 데이터통신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음성과 데이터통신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전화모뎀에 비해 4배 정도 빠른 64Kbps의 속도로 90년대 서비스 초기만 하더라도 차세대 통신수단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지만 전화모뎀보다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른 ADSL에 밀려 지금은 한물간 기술이 돼버렸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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