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IT 아웃소싱 접근법

◆홍성완 시스게이트 대표이사 hongswn@sysgate.co.kr

 영국 출신 경영컨설턴트 톰 피터스는 “앞으로 10∼15년 안에 지식노동자(화이트 칼라)의 90% 이상이 사라질 것이다”라고 예견했다. 그는 그 이유로 다섯가지를 들었다. ‘아웃소싱의 일반화’ ‘초대형 닷컴기업의 지배력 강화’ ‘기업용 소프트웨어 각광’ ‘EC의 활성화’ ‘시간경영’ 등이다.

실제로 기업의 많은 업무가 점차 아웃소싱되고 있다. 특히 IT 아웃소싱은 전산실에서 수행하던 업무들을 전문 서비스업체에 위탁함으로써 기업들은 본래의 주업무 분야에 핵심역량을 매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업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토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IT 아웃소싱 시장은 풍요 속의 빈곤으로 곧잘 비유되듯이 도입 10여 년이 흘렀으나 아직도 걸음마 단계인 도입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아웃소싱의 본질에 대한 그릇된 인식 때문이다. 국내의 IT 아웃소싱은 비용절감에 포커스를 두고 진행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IT 아웃소싱 도입은 비용절감이라는 미시적인 안목으로 추진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핵심 경쟁력 강화라는 거시적이고 전략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추진해야 비로소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선진기업의 경우는 핵심역량 강화, 새로운 부가가치 추구, 리스크 분산, 경영의 효율화 도모, 외부 전문성 활용 등을 위해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 예로 나이키와 델컴퓨터는 기획, 재무 정도의 기능만 본사가 갖고 생산, 물류 등의 나머지 부문은 전문업체를 활용하는 아웃소싱으로 짧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자체 생산공장이 하나도 없는 나이키는 운동화를 만드는 첫 단계인 제품디자인과 마지막 단계인 판매활동에만 참여를 하고 여러 하청업체 중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외주를 주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 있는 양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의 델(Dell)컴퓨터는 반도체, 부품생산, 포장, 배송, AS분야의 외부 전문 기업들을 정교한 네트워크로 통합해 하나의 기업처럼 움직이는 조건반사형 조직을 구축, 경쟁사들보다 20%이상 가격을 낮추어 공급함으로써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IT 아웃소싱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크게 세가지 정도의 명확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첫째, 아웃소싱의 동기가 비용중심의 의사결정이 아닌 전략활용의 도구로 전환되어야 하며 장기적인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을 새로이 해야 한다.

 둘째, 폐쇄적인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내의 대기업들은 계열 SI 업체를 통해 IT 아웃소싱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가 아닌 전문 외부업체와 아웃소싱을 계약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계열 SI사가 아닌 경쟁력 있는 외부 전문 업체와 IT 아웃소싱을 체결하려던 시도는 있었으나 성사된 적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셋째, IT 아웃소싱에 대한 의사결정권자가 CEO에서 CIO로 전환되어야 한다. 흔히 IT 아웃소싱은 CEO 비즈니스라고 한다. 그러나 CEO들은 만나기도 어렵고, 설령 만난다 해도 이들을 이해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IT 아웃소싱에 대한 마인드가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서비스 제공기업과 활용기업간의 신뢰하는 풍토 조성과 보안의식의 향상도 중요하다.

IT 아웃소싱은 IT 마인드만으로는 풀 수 없고 경영전략적 측면에서 접근해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각 기업의 전문경영인 체제 정착과 IT 아웃소싱을 전문기술이 아닌 전문 서비스의 개념으로 이해하려는 CEO들의 서비스 구매자로의 의식변화가 전제돼야 한다. 더불어 서비스 제공업체들도 가격경쟁에 의한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전략적 차원에서 서비스의 질적인 경쟁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