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의 전반적인 통신서비스 정책방향이 다음달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26일 ‘시장개입 최소화’를 거론, 관심을 모았다.
이는 통신시장 경쟁정책에 대해 이렇다할 방향을 제시하지 않거나 정책결정의 어려움을 내세우던 지금까지와는 다른 뉘앙스로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케 했다.
진 장관은 이날 서울대 e비즈니스 최고경영자과정 조찬 특강에서 “정부가 통신시장을 이끌어온 성장기를 거쳐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어떤 정책을 내놓으면 손해보는 쪽이 꼭 생긴다”며 휴대폰 보조금 문제를 그 예로 거론했다.
휴대폰 보조금의 경우 지급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비대칭규제를 위해 후발사업자인 LG텔레콤에만 차별적으로 허용하기도 어렵고 산업유발효과를 위해 IMT2000 등 신규서비스에 일부 허용하자니 사실상 선후발 사업자간 격차를 벌려 놓는 결과를 빚게 돼 진 장관의 설명대로 ‘손해보는 쪽이 꼭 생기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진 장관은 그러나 지난 12일 강연에서 정책결정의 어려움에 무게를 둔 것과 달리 이날 강연에서는 정부의 개입이 빚는 시장 왜곡과 통상 문제에 무게를 실어 정통부가 마련중인 새로운 통신정책의 윤곽을 짐작케 했다.
진 장관은 또 “새 통신서비스를 주도하는 역할은 정통부가 하겠지만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결국 민간이 해야 할 일”이라며 “정부가 너무 나서면 통상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시장 개입은 최소화하고 예측가능한 시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진 장관 체제의 정통부가 통신 시장개입을 줄일 것이라는 분석은 취임 초기부터 거론돼 왔고 지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의도적으로 통신3강을 만들지는 않겠다는 뜻을 비춤에 따라 어느 정도 예상돼온 일이다.
진 장관은 이날 “강연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기자의 질문에 “7월부터는 새 레퍼토리가 나올 것”이라고 답해 지난 5월께부터 시작된 경쟁정책의 새틀짜기가 거의 마무리됐음을 시사했다.
진 장관은 그러나 유무선 복합서비스와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사업자 영역과 법체계가 헷갈리는 사항”이라고 말해 신규서비스와 관련된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남겼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