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한 프로그램 공급을 중단하는 사례가 처음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CSTV(대표 김봉진)는 다음달 1일부터 전국 20여개 SO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고전영화 전문채널인 TCM&클래식무비의 송출을 전격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영화판권 구매비 및 SO에 대한 홍보비용 등에 비해 SO로부터 받는 수신료는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어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SO들에 당분간 채널을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서울 지역의 씨앤앰커뮤니케이션 계열 SO와 지방 일부 SO 등이 채널을 공급할 수 없게 되며 CSTV는 위성방송에만 채널을 계속 송출키로 했다
그동안 PP가 SO와의 수신료 문제로 갈등을 일으켜 채널 송출이 중단된 사례는 있었으나 ‘SO에 채널을 내보내는 것이 오히려 수익성을 악화시킨다’고 판단해 스스로 송출 중단을 결정한 사례는 처음이다. 또한 신규 PP들이 SO의 한정된 대역에 채널을 내보내기 위해 막대한 홍보비용 등을 지불하거나 수신료를 받지 못하면서까지 SO에 대한 진입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전영화의 경우 판권비가 상당히 비싼 양질의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SO들이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수신료를 적게 준다”며 “위성방송에 비해 케이블에 채널을 공급하는 것은 시일이 지날수록 사업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SO업계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 채널에 영화 채널이 과잉공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 채널에 대한 수신료도 지속적으로 낮아졌다”면서 “특히 군소 영화채널들이 겪는 어려움은 점점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TCM&클래식무비는 카툰네트워크·CNN 등 세계적인 채널을 운영하는 터너브로드캐스팅시스템의 고전영화 전문채널로 워너브러더스 등 할리우드의 유명 고전영화를 공급하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