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와 한국유선방송협회(회장 김석곤)가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정책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방송위원회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 인수·합병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RO를 최소화하는 정책을 추진중인 가운데 한국유선방송협회가 전국 42개 RO가 신청한 방송위에 대거 신규허가 추천을 접수해 심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 RO들이 신규허가 추천이 반려될 경우 방송위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경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RO, 집단 신규허가추천 신청=한국유선방송협회는 RO 없이 SO만이 방송서비스를 실시중인 42개 지역(방송구역 확대 3개지역 포함)에 RO 신규허가 추천신청서를 방송위에 접수시켰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신청서를 접수한 사업자는 지역별로 서울 8개, 경기 13개, 부산 10개, 경남 5개, 울산 2개, 대구 4개 등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방송위가 지난 4차 SO전환 공청회에서 신규 RO 허가추천 불허 방침을 명백히 밝힌 가운데 RO가 대거 신규추천을 신청한 사례여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측은 “방송위가 일방적으로 RO에 대한 고사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방송법상 RO의 신규허가를 안 해줄 근거가 없는 데다 SO 독점 영업지역에서 가격인상에 대한 가입자들의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위, 신규허가추천 반려 예상=현재 방송위는 궁극적으로 RO를 최소화하고 SO를 양성화하기 위해 RO의 SO 전환 심사를 마무리했으며, SO의 RO 인수합병 지원 정책을 추진중이다.
SO와 RO간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영세 RO사업자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고려하고 있으나 일단 이번 신규 허가추천 신청은 반려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접수받은 지역이 대부분 SO 전환 승인 및 사업권 매각 등을 통해 RO가 정리된 지역이기 때문에 신규로 RO를 다시 추천해주는 것은 정책추진 방향에 역행한다는 입장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신규허가 추천의 타당성이 있는 지역에 한해 꼭 필요할 경우에는 신청이 받아들여지겠지만 대부분 SO 전환으로 기존 RO가 사업권을 반납한 지역일 것으로 본다”며 “SO가 자가망을 보유하고 RO 가격 수준의 상품을 제공하는 지역에서도 신규허가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망=방송위는 90일 내에 추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RO측은 방송위가 추천을 반려할 경우 방송위를 대상으로 반려무효심판청구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성욱 한국유선방송협회 부장은 “반려될 것을 예상해 SO 독점 지역 가입자들로부터 접수된 민원자료 등을 확보중”이라며 “방송위의 RO 고사정책을 더이상 방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방송위는 4차까지 RO의 SO전환 승인이 마무리되면서 남아있는 RO 사업자에 대한 정책 방향을 고심해왔다. 협회측에 따르면 전국 921개 RO 중 201개 사업자만이 SO로 전환된 상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