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ASP들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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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끔직한 닷컴버블 붕괴시대를 무난히 넘긴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s)들이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고 C넷이 전했다.

 매월 혹은 연간 단위로 계약을 맺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판매·관리해주는 ASP들은 인터넷붐과 맞물려 한때 우후죽순 생겨났다. 하지만 닷컴들의 추락과 함께 철퇴를 맞았는데 일부 ASP들은 닷컴붕괴라는 ‘혹독한 겨울’을 잘 이겨내고 고공성장을 하고 있다.

 ASP들의 매출은 두자릿수, 심지어 세자릿수 이상 성장, 오라클·피플소프트 등 대형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매출 하락세를 기록하는 것과 큰 대조를 보인다.

 고객관리를 극대화해주는 CRM SW를 판매하고 있는 시벨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무려 22%나 감소한 16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시벨의 핵심사업인 소프트웨어 매출은 이보다 더한 34%나 격감, 7억30만달러에 불과했다. 피플소프트의 작년 매출도 전년보다 8% 하락한 19억5000만달러였다. 오라클의 2002 회기 애플리케이션 매출은 전회기보다 무려 31%나 감소한 7억26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세일즈포스를 비롯해 라이트나우·업샷·넷레저·워크스케이프 같은 ASP들의 매출은 두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대표적 ASP인 세일즈포스닷컴은 지난 4월 30일 끝난 분기에 1910만달러 매출에 18만8000달러의 이익을 냈으며 올 매출을 전년보다 두배나 많은 1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 여세를 몰아 기업공개까지 준비 중이다.

 ASP들은 시장형성 초기에 중소기업만을 겨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일부 ASP들은 대기업에도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세일즈포스 등은 아메리카온라인(AOL)·미쓰비시·후지쯔 등 대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ASP들이 이처럼 잘 나가고 있는 것은 인터넷붐 초기의 ‘실수’를 잘 극복했기 때문이다.

 양키그룹의 세릴 킹 애널리스트는 “5년 전만 해도 ASP들의 맞춤서비스가 기대이하였으며 다른 시스템과 통합도 원만하지 못했지만 현재 살아남은 ASP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잘 극복,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ASP가 갖고 있는 ‘비용절감’도 한 원인이다. 컨설팅기업인 엔터프라이즈애플리케이션의 조수아 그린봄 애널리스트는 “기술변화가 급격한 현재에서는 SW라이선스를 영속적으로 구매하기보다 임대해 기업의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사용한 만큼만 돈을 내기 때문에 경기가 안좋은 시기에 특히 잘 어울린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들 ASP들의 앞날에 넘어야 할 장애물도 있다. 이미 작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세일즈포스의 고객을 목표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SAP, 피플소프트 등은 보다 단순화한 제품을 내놓으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