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는 이번 딜을 통해 그동안 취약지였던 데이터 백업 및 복구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면서 IBM·컴퓨터어소시에이츠(CA)·베리타스 등 경쟁업체들과의 시장경쟁에서 보다 ‘강력한 무기’를 갖출 수 있게 됐다.
레가토는 현재 휴렛패커드(HP)·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향후 이들과 EMC간 역학관계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베리타스·IBM·HP 등 경쟁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48억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EMC, 왜 레가토 인수하나=이번 딜로 EMC는 스토리지 시장에서 보다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특히 IBM·CA·베리타스 등과 겨루는 데 있어 EMC가 불리했던 데이터 백업과 복구시장에서 입김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레가토 인수는 EMC가 현 자사의 주력제품인 하드웨어(스토리지)를 기업에 판매하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레가토가 장점인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는 HP·히타치·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과 경쟁하고 있는 EMC가 이들 업체와 차별화되는 중요한 요소다.
조 투시 EMC CEO는 “레가토가 데이터 관리영역에서 자사가 부족한 부분을 잘 메워줄 것”이라고 합병의 의의를 밝혔으며, 데이비드 라이트 레가토 CEO도 “레가토의 약점은 리소스가 부족한 것이였는데 EMC와 통합함으로써 보다 경쟁력이 높아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레가토 어떻게 돼나=EMC는 레가토를 자사 소프트웨어의 한 분야로 흡수, 현 레가토 CEO인 라이트를 부사장으로 임명하고 계속 사업을 진행하게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레가토는 전세계에 약 3만1000곳의 고객을 보유 중인데 EMC는 차질없는 고객서비스를 위해 레가토의 현 판매 인력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또 레가토 브랜드도 계속 유지하는 한편 양사간 제품 통합은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EMC는 레가토의 데이터 관리 제품을 유지하고 대신 자사의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매니저(EDM)’는 포기할 방침이다.
◇애널리스트 반응=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전반적으로 이번 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트너의 레이 패퀘트 애널리스트는 “스토리지 시장에서 EMC를 보완하는 데 레가토 만한 업체가 없다”고 했으며 메타그룹의 로브 샤퍼 애널리스트도 “양사 모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딜이 레가토의 소프트웨어를 라이선스해 사용하고 있는 HP·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에는 주름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HP의 돈 란게버그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마케팅 디렉터는 “양사 합병이 자사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레가토와의 협력 지속 여부는 EMC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합병 조건=이번 인수금액인 13억달러는 EMC의 월요일 종가 11.74달러를 기준으로 했다. 합병으로 레가토 주주들은 레가토 1주당 EMC의 0.9주를 받는 조건인데 이는 레가토의 월요일 종가 10.56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16%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라이트는 EMC의 장래가 밝아 주주들이 현금보다 EMC의 주식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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