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업체들이 주도하던 중국 휴대폰시장에서 그들의 입지가 점차 약화되는 반면 중국 업체들의 입지는 강화되고 있다.
10일 EET는 시장조사회사 포텔리전트 보고서를 인용, 중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2세대(2G) 및 2.5G 휴대폰의 성능이 개선돼 중국시장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닝보버드, 하이얼, 콩카, 캐피텔 등 11개 중국 휴대폰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2001년만 해도 약 8%로 미미했으나 지난해 20% 선을 돌파했다. 보고서는 실제로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총 8000만∼1억대의 휴대폰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공급한 물량이 약 2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포텔리전트 하워드 커티스 부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휴대폰이 음성통화를 위한 2G에서 멀티미디어메시지(MMS)를 주고받을 수 있는 2.5G 제품까지 다양한 모델을 포함하고 있는 데다 디자인과 생산능력 등에서도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중국 휴대폰업체들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30∼35%까지 수직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고무되어 중국 정부는 현재 약 25% 수준인 중국 휴대폰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오는 2005년까지 85%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휴대폰 산업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은 그동안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휴대폰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던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 외국 업체에는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더욱이 중국 휴대폰업체들이 앞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인도와 러시아 등 제3세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경우 세계 휴대폰시장 판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포텔리전트 보고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미국에 TV와 냉장고 등 백색가전제품을 수출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 하이에와 콩카 등은 전세계에 구축해놓은 판매망을 활용해 휴대폰 수출에 나설 경우 단시간 내 세계적인 휴대폰 수출업체로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TCL과 닝보버드는 상대적으로 해외수출보다 내수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