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업체 `유럽행 골드러시`

 ‘이제는 EU 시장이다.’

 세계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유럽연합(EU)의 전자정부 수요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확한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IT업계에서는 EU시장이 조만간 일본을 능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동유럽 각국의 가입으로 EU 회원국이 25개로 늘어나는 내년부터는 잠재수요가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탈리아 북부 휴양도시 세르노비오에서 지난 8일(현지시각) 폐막된 ‘EU 2003 전자정부 콘퍼런스’에는 HP와 IBM·시스코·마이크로소프트(MS)·EDS·SAP 등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이 참가해 개화상태로 접어든 EU 전자정부 시장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업체 관계자들은 “엔드유저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한 상황에서 공공부문은 세계 IT업계의 새로운 ‘생명줄’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특히 유럽 전자정부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오는 2005년 서유럽의 공공부문 투자는 530억달러에 달하고 이 가운데 IT부문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콘퍼런스 참가업체 관계자들은 “미국이나 아시아 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IT에 둔감했던 유럽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회원국이 25개로 늘어나는 내년부터는 시장수요도 당초 예상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EU 각국 가운데는 스위스가 전자투표, 슬로바키아가 재무부의 온라인 구축계획을 밝히는 등 EU 각국에는 전자정부 구축 바람이 불고 있다. 또 동유럽 헝가리 정부가 지방 교사들을 위해 무료 인터넷 접속을 추진 중이며 루마니아가 국가 전역에 산재한 스포츠센터들을 온라인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온라인 시설에 대한 보안강화 수요도 적잖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체들도 EU시장 공략에 발동을 걸고 있다.

 HP의 앤 리버모어 부사장은 “HP는 유럽에서 수위를 다투는 IT서비스 업체”라며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HP는 지난해 유럽과 중동·아프리카에서 총 27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10∼20%는 공공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현재 유럽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EDS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마케팅 등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