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블로그, 즉 웹로그(weblog)가 처음으로 등장한 시기는 1995년께로 보고 있다. 인터넷이 막 등장할 무렵 인터넷 관리자들은 웹의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뉴스 그룹과 대화방을 개설한 것을 블로그의 탄생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그렇지만 엄밀히 보면 그 당시는 전산실 직원들이 대화방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개인이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는 데서 차이가 있다. 특히 블로그는 상업목적이 아니어서 배너광고와 같은 광고가 거의 붙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다른 포털들과 차이점이 있다.
블로그는 인터넷에 접속하는 모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공유를 한다.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뉴스는 물론이고 문학, 예술, 취미에서부터 사소한 일상사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룸으로써 정보에 대한 다양한 욕구를 채우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링크서비스가 되기 때문에 거대한 커뮤니티를 형성,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블로그는 개인이 운영한다는 점에서 거대한 조직체에 의해 운영되는 방송이나 신문 등의 뉴스 사이트와 차별성이 있지만 그것이 뉴스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특히 어떤 내용이 블로그에 올라가면 때로는 격렬한 논쟁으로까지 번짐으로써 정보가 다양할 뿐 아니라 깊이도 생긴다.
최근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블로그에 올린 글에 대해서는 운영자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파문이 일고 있다. 전통적인 뉴스 미디어에 올린 글은 운영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과 차별을 인정한 것이다. 언론자유 주창자들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 결정에 대해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엄연히 인터넷에서 언론 기능을 하고 있는 데도 그 콘텐츠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이제 익명으로 블로그에 올린 악의적인 글이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글에 대해서 어찌해볼 수조차 없게 된 것 아닌지 모르겠다.
박재성 논설위원 j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