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디지털유선방송의 장비와 콘텐츠 불법복제·사용 방지를 위한 장비인증체계와 인증기관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픈케이블 방식의 셋톱박스와 POD 등 각종 디지털케이블 관련 장비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제품이나 도난 방지를 위한 장비와 콘텐츠에 대한 인증체계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인증체계 왜 필요한가=셋톱박스와 POD 등의 장비가 상용화되면 도난된 장비와 불법으로 복제된 장비의 사용을 막기 위해 디바이스에 대한 인증부분인 공인인증서를 장비에 탑재해야 한다. 이를 위한 인증기구를 설립하고 이 기구는 각종 디지털방송 장비의 유효성 인증을 위한 고유 ID를 일련의 체계에 따라 발급하고 관리하게 된다.
특히 이 같은 공인인증 없이 각 장비제조업체가 임의로 식별자 인증 및 인증서를 만들어 적용할 경우 향후 디지털케이블 소매시장 형성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또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되면 저작권을 가진 콘텐츠에 대한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장치 역시 필요하다.
◇인증체계 구축 국내 진행 상황=당초 지난해 8월 정부 주도로 인증 추진방안을 수립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인증서비스를 개시키로 했으나 아직 인증기관과 인증방식에 대해 이렇다 할 결정을 보지 못한 상태다.
최근 디지털케이블TV 자문기관인 디지털유선방송추진위원회가 케이블TV방송사업자·셋톱박스업체·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한국정보보호진흥원·학계관계자 등으로 ‘가입자 인증기관 운영을 위한 전담반’을 구성해 인증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담반을 이끌고 있는 TTA 이근구 센터장은 “업계와 학계 담당자들과 모여 세 차례 회의를 했다. 조만간 4차 회의를 마친 후 최종 결정사항을 정통부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답답한 장비제조업체=업체 관계자는 “불법복제·유통에 대한 사전조치 없이 장비가 본격적으로 유통되면 당연히 이를 복제한 제품들이 나돌 것이고 이들 제품은 싼 가격으로 시장을 장악할 것이 뻔하다”며 “이 같은 상황은 막대한 투자를 통해 개발한 업체의 수익성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장비업체와 콘텐츠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TTA와 케이블업체들이 이른 시일 내 의견조율을 거쳐 인증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