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의 총아인 웹서비스의 보안규격을 놓고 대형 IT기업들이 양분, 주도권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C넷에 따르면 IBM·마이크로소프트(MS)·BEA시스템스·RSA시큐리티·베리사인 등을 한축으로 하는 진영은 최근 ‘WS-페더레이션(WS-Federation)’이라는 웹서비스 보안규격을 개발, 선보였다. 이번 움직임으로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이 주도하는 ‘리버티 얼라이언스’ 연합체가 선보인 ‘리버티 규격’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 진영이 선보인 웹서비스 보안규격은 기업의 비즈니스 시스템에 한번 접속(로그인)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MS 등 WS-페더레이션을 밀고 있는 진영은 이 규격이 업체간 전자상거래시 ‘믿을 만한 관계’를 구축, 매우 안전한 전자상거래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WS-페더레이션 같은 규격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재 있는 리버티 규격과의 중복성을 거론하며 양측간 주도권 싸움으로 업계 표준제정이 더 복잡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잽싱크의 제이슨 애널리스트는 “궁극적으로 경쟁 가능성이 있는 양진영의 서로 다른 행보 때문에 산업계에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론 슈멜저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도 “보안은 오늘날 웹서비스 사용자들에게 있어 가장 큰 관심사항”이라고 설명하며 “하지만 대형 기업들에 의해 여러 규격이 생기면 혼란은 물론 최종사용자(엔드유저)들의 사용 움직임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버티 얼라이언스 진영은 WS-페더레이션과 리버티 규격이 일부 겹친다고 인정하고 있는 상태다.
이 진영의 부회장인 브리타 글레이드는 “WS-페더레이션이 연합 인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우리도 이미 2년 전부터 이에 주력하고 있다”며 WS-페더레이션을 겨냥해 “현재로서는 다른 기술을 접목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하지만 WS-페더레이션측은 양 그룹의 규격이 보완적이라는 입장이다. 스티븐 반로에켈 MS 웹서비스 디렉터는 “WS-페더레이션을 지지하는 기업은 리버티 규격과의 관계를 반대적으로 보지 않고 보완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현재 리버티측과 이 문제를 놓고 접촉하고 있지는 않다”고 털어놓았다.
양측이 서로 손잡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리버티 회원사인 보다폰의 제임스 반데르비크 부사장은 “RSA·BEA·베리사인 등은 양쪽 그룹에 참여하고 있다”며 “양 그룹이 협력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170개사가 회원으로 있는 리버티 규격은 현재 20개 제품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내년 초까지 14개 제품이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