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홀대받는 전자무역추진위원회

◆디지털경제부·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전자무역은 무역 프로세스의 혁신을 통해 우리나라 무역의 고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21세기형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 때문에 이미 청와대·정부·업계 모두 전자무역의 중요성을 실감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물로 오는 9월 국무총리 산하에 ‘국가전자무역위원회’가 발족될 전망이다. 어쩌면 지난 40년 동안 우리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던 무역과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IT인프라를 결합하는 전자무역은 무역의 중요성과 IT의 중요성을 접목하는,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국가프로젝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자무역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전자무역추진위원회는 발족 2년째인 올해에도 그림에 걸맞은 조직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상근 전문인원 6명, 그리고 비상시체제로 운영되는 워킹그룹. 이것이 전자무역추진위원회의 현실이다. 워킹그룹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조차도 소속 직장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짬을 내 회의에 참석한다. 어떻게 보면 전자무역추진위가 지금까지 유지된 것 자체가 기적인 것이다.

 전자무역추진위원회 현명관 위원장은 “전자무역의 개념은 한세기에 한번 부상할 중요한 사건인 만큼 이제는 2단계 퀀텀 점프를 해야 할 때”라며 “국가적 과제인 전자무역 전문가들이 정말 소명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자부는 매월 말 수출이 얼마를 달성했는지 수치를 발표한다. 월말이 일요일이건 휴일이건 관계없이 담당 국장이 직접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도 한다. 이처럼 수출을 독려하고 수치로 제시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인프라 전환에 관심을 가질 때다.

 최근 일본은 우리나라의 전자무역시스템을 벤치마킹하며 빠른 속도로 인프라를 갖춰나가고 있다. 어쩌면 벤치마킹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인프라와 기술 면에서 앞서 있는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주도권을 빼앗을 수도 있다. 이제 국가전자무역위원회가 설립되면 관련법 제정과 부처간 역할정비 등 큰 틀이 잡힐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워킹그룹에 소속된 전문가들에 대한 위상이다. 워킹그룹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배려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