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케이블방송 `주춤`

 디지털화를 추진중인 일부 케이블장비 업체들이 하반기 들어서도 POD인터페이스를 갖추지 않은 셋톱박스를 공급하게 되자 일부에서는 과연 내년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오픈케이블 방식의 디지털케이블 방송서비스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초 오픈케이블방식 상용서비스를 위해서는 장비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다는 장비업계의 주장에 따라 올해 말까지 POD인터페이스를 구비한 CAS내장형 방식의 셋톱박스 공급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부 케이블 장비업체들은 당초 정부가 규정한 규격과는 차이가 있는 제품들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큐릭스(대표 원재연)는 현재 시험방송용으로 공급한 50여대의 셋톱박스가 POD기능이 장착되지 않았으며 POD와의 인터페이스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큐릭스는 올해 안으로 1대 정도의 셋톱박스를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열림기술로부터 20여대의 셋톱박스를 받아 엔지니어 필드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제주케이블TV(회장 공성용)도 POD기능을 갖추지 않은 제품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후 POD를 장착할 공간만 뚫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케이블은 오는 10월 이 같은 방식의 셋톱박스를 1000대 정도 추가로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최근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BSI(대표 정석훈) 역시 다음주 중 CAS 내장형 셋톱박스를 구매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통부 방침에 따라 막대한 투자를 통해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과는 달리 케이블 사업자들은 오픈케이블 방식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진행된다면 자칫 오픈 케이블 자체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정통부는 이 같은 업계의 우려를 잘알고 있으며 조만간 이에 대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통부 전파관리국 조윤구 계장은 “오픈케이블 방식에 대한 방침은 변함이 없으며 앞서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는 업체들과 긴밀히 협의해 완벽한 오픈케이블 적용사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