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장비업체들 DMB시장 군침

 최근 표준안이 마무리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와 관련된 외산 장비·솔루션업체들이 관련 세미나에 후원사로 참여하고 별도의 마케팅 활동을 벌이는 등 이 분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이 중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해리스·로데앤드슈바르츠(R&S) 등. 이들 기업은 지난 15, 16일 열린 차세대방송포럼 주최 디지털방송기술 세미나를 공식후원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이 같은 행보는 표준규격 채택에 따라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장비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방송사 및 수신기 생산업체 등 주요 수요자를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인 홍보 전략에 따른 것이다.

 로데앤드슈바르츠와 해리스는 특히 지난해와 올해 국내 지사 및 대리점을 통해 KBS와 SBS·MBC에 각각 시험방송용 송신장비를 공급하는 등 이미 국내 영업에 들어간 상태다. 두 회사는 디지털방송 장비 분야에서 새롭게 떠오른 유럽 업체로 국내에 방송중계장비와 송출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임을 강조하고 있다.

 TI 또한 지난 4월 산업자원부가 신성장동력으로 DMB 관련 산업육성전략을 발표할 당시 수신기용 디지털칩세트 개발 의사를 밝히는 등 국내 현실에 맞는 칩세트 개발과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얼마 전 퍼스널텔레콤에 DAB 디지털칩세트를 공급한 데 이어 초소형 저전력 DAB 베이스밴드를 출시하는 등 내수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편 방송정책을 논의하는 행사에 이처럼 외국 업체들이 공식후원자로 대거 나선 것은 극히 드문 사례로 향후 DMB 관련 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추측이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행사에는 국내 대기업도 후원사로 참여했으나 주로 휴대형 수신기에 국한된 업체뿐이었다.

 <박근태기자 runr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