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주도권 전초전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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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초 막을 내린 세계 전파주관청회의(WRC)에서 3세대 이후 시스템(4G)의 주파수 할당을 2007년께 정하기로 결론을 내린 가운데 4G 기술의 주도권을 놓고 전초전이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광대역 무선접속기술 표준을 논의하는 IEEE802.20 MBWA(Mobile Broadband Wireless Access) 회의가 샌프란시스코에서 21일(현지시각) 열린다.

 지금까지 이 회의는 휴대인터넷 기술로 ‘제2의 퀄컴’을 꿈꿔온 플라리온·어레이콤 등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퀄컴·삼성전자 등의 견제로 의장단 선출에 실패한 반면 퀄컴·모토로라·루슨트·스프린트·KDDI·넥스텔 등 대형사업자들이 적극 참여할 방침이어서 재개되는 의장단 선출과 기술주도권 다툼이 벤처 대 기존 강자의 대결로 치달을 전망이다.

 김영균 삼성전자 표준연구팀 전무는 “최근 2∼3개월 사이 대형사업자들이 새로 멤버로 참여하는 등 관심이 높다”며 “4G 기술의 정의를 내리기에 앞선 기술표준 선점 대결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의장단 선출과 함께 각 사업자의 기술요구사항을 제시하는 안건이 가장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국내에서 논의중인 휴대인터넷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시도할 예정이어서 국내 휴대인터넷 표준전쟁의 대리전 성격도 띠게 된다.

 삼성전자는 ETRI와 함께 개발중인 HPi의 기술적 요구사항을 제안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측은 “4G의 전단계에서 주로 논의되는 무선랜의 이동성 한계 해소와 기존 셀룰러의 전송용량을 높이는 두 숙제의 해결방안으로 HPi를 제안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4G 기술표준 논의의 주도권을 잡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측은 공식적으로는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나 어레이콤과 공동으로 기술을 제안할 계획이어서 ‘삼성전자-ETRI’ 진영과의 대결이 불가피하다.

 양사는 의장단 선출 등 ‘벤처 vs 기존강자’의 주도권 다툼 구도에서도 각각 어레이콤과 협력하는 LG전자가 벤처쪽에, 퀄컴·노키아 등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삼성전자가 기존 강자쪽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임시의장단(공동부의장)을 맡은 플라리온·어레이콤·퀄컴·모토로라·루슨트 등이 각기 기술요구사항을 제출하는 등 이번 회의는 4G는 물론 3G에도 영향을 미치는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의 주도권을 노리는 사업자간 전초전이 시작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손인수 ETRI 선임연구원은 “IEEE802.20 MBWA에서 논의되는 규격은 패킷기반의 음성지원(VoIP), 글로벌 로밍, 도시지역 무선접속, 주파수 허가 등을 지향해 4G의 전단계는 물론 3G와도 경쟁하는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