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위산업이 정보기술(IT)업체들과 잇따라 제휴 및 매수에 나서며 IT를 활용한 첨단 하이테크 무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시카고발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대 방위업체인 록히드 마틴을 비롯해 보잉, 제너럴다이내믹스 등 미 방위업체들은 최근 소프트웨어(SW), 시스템 분야 IT업체와 제휴하거나 관련업체의 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문은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미국 정부가 군 무기체계의 하이테크화 방침을 내세운데 맞춰 이들 업체가 IT업체의 첨단 기술력과 노하우를 흡수키 위해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 정부는 최근 본토방위 강화책을 내세워 국방예산을 늘리고 있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은 지난 6월 시스템통합 업체인 미국 오리콘의 매수를 완료했다. 최근 수요가 급속하게 늘고 있는 정보수집·정찰 분야에서 기술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매수의 주된 목적이다.
보잉은 최근 SW, 정보 관련 15개 업체와 제휴키로 합의했다. 이 회사는 이번 제휴에 따라 전쟁터에서 군인들에게 공중은 물론 지상에 있는 아군과 적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차세대 전투시스템’ 개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군용전함 분야에 강한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보안기술에 강한 미국 베리디언을 매수키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전기·정보통신업체 록웰 코린즈와 제휴, 미국 정부로부터 대형 수주를 따낸 바 있다. 이밖에 노스로프 그러먼은 정부 분석분야 IT인력의 증원을 계획하고 있다.
신문은 “이라크 전쟁에서 하이테크 병기 수요가 높아진데 따라 각사는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IT 중견·중소기업을 포괄하는 강력한 개발그룹의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방위업체와 해외업체간 제휴도 활발하다. 록히드 마틴은 6월 영국 방위산업업체인 BEA시스템스와 제휴에 합의하고 비행중인 미사일을 지상이나 위성레이더에서 탐지·추격하는 ‘미사일방위시스템’의 공동개발에 나섰다. 보잉도 최근 BEA와 합병을 시야에 둔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