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수 KTF사장 "50% 이상 외근"

남중수 KTF 사장은 21일 오전 8시 임직원을 앞에 두고 색다른 약속을 하나 했다.

 근무시간의 50% 이상을 바깥에서 보내겠다는 약속이다. 취임 6개월을 맞은 행사명이 임직원 대상의 ‘경영설명회’라는 점도 이색적이지만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라는 주제의 행사에 비하면 초라하다 싶은 약속이 더욱 파격적이다.

 그렇지만 이 약속에는 적지 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게 KTF와 남 사장의 설명이다. 고객만족에 앞장서는 CEO로서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이동통신 산업과 서비스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려는 강력한 의지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남중수 사장은 “CEO로 들어와 외부전문가까지 초빙해 KTF의 나아갈 방향을 고민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의 중심을 회사가 아닌 고객으로 가져오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이어 “KTF가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쟁사들도 서비스경쟁에 집중하면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결국 산업의 파이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사장이 그래서 내건 약속이 바로 ‘50% 이상 외근’이다. 전 사업장을 돌며 외부고객은 물론 내부고객인 임직원을 만나 현장에서 개선사항을 찾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본사와 사업, 고객접점 현장을 공유해 비전과 전략 수립단계에서부터 사업실행단계까지 철저히 현장과 시장반응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올해 말까지 전 사업장 전 임직원을 만나겠다고 했다.

 남 사장은 또 자신을 ‘CEO’가 아닌 ‘CSO’로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CSO는 고객만족 전문경영인(Customer Satisfaction Officer)을 뜻한다.

 남 사장이 자주 쓰든 단어로는 ‘코피티션’이 있다.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대승적인 차원에서는 서로 협력하는 선의의 경쟁이다.

 남 사장은 “CEO로서 이동통신업계에 와보니 짐작했던 것이기는 하나 큰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는 게 먼저 눈에 들어왔다”며 “이래서는 산업의 파이를 키울 수 없다고 보고 ‘코피티션’을 자주 언급했다”고 말했다.

 남중수 사장은 “순진한 생각이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어렵더라도 여러가지 방법을 찾을 수 있고 개선은 분명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날 선언한 현장경영과 고객만족경영도 그 한 방법이다.

 KTF와 남 사장이 이달말께부터 가시화하겠다는 구체적인 실천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