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T경기가 최근 세계 반도체 수급상황 호전, 첨단 IT제품 호조, 구조조정 효과 등 3개 순풍에 힘입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001년 저점을 보였던 일본 IT업계는 최근 2∼3년 새 구조조정을 통한 IT업계 체력 강화 효과가 IT경기 회복 및 수요창출과 맞물리며 뚜렷한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일부 디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인한 재고 증가 우려 속에서도 일 IT경기가 대세 회복 바람을 탔다”고 평가했다.
◇IT생산·수출 증가=반도체, 액정소자 등 일본의 IT 관련제품 생산 상승세 현저하게 높아지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광공업생산통계를 바탕으로 작성한 IT관련생산지수(2000년=100)는 2001년 10월 저점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5월에는 104.2를 기록, 2000년 12월 최고치인 105.9에 근접했다.
전자부품, PC 등의 수출물량도 늘고 있다. 재무성의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 IT수출지수(95년=100)는 지난해 말 잠시 주춤한 후 다시 증가 일로에 있다. 그림1 참조
세계 반도체 경기도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WSTS)는 지난달 올해 세계 반도체 출하액이 작년 대비 11.5% 성장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아 2001년 32.0% 감소, 지난해 1.3% 증가에 그치는 등 침체를 보였던 반도체 경기 반전을 예고했다.
◇새 성장동력이 움직인다=디지털카메라, 박막형TV, DVD리코더 등 새 IT제품군이 동력으로 가동을 개시했다. 내각부의 IT완제품의 매출동향지수(2000년=100)는 새 제품군의 매출이 지난 3년간 3∼5배로 급성장했음을 보여준다. 그림2 참조
내각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디지털 가전이 아날로그 가전을 대체할 경우 지속력을 동반한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파급력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전하결합소자(CCD), 영상처리용 대규모집적회로(LSI) 등 디지털전자기기용 첨단부품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일 IT업계의 체질 강화=일본 IT업체들은 지난 2∼3년간 혹독한 구조조정을 치러 올해부터 그 과실을 따기 시작했다. 일본 상장기업들은 지난해 회계연도(2002년 4월∼2003년 3월)에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부채를 무려 13조엔(130조원)이나 줄였다. 특히 부실사업정리 등에 힘입은 전자업계의 경상손익 개선폭은 3조엔에 달한다.
일본 내 IT 관련 설비투자도 상승세를 보이며 IT업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제산업성 설비투자조사 결과 올해 산업 정보화 관련 투자액이 작년보다 13.3%나 늘어나며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 신문은 그러나 “IT회복이 2000년 실질국내총생산(GDP) 3.2% 상승을 이끌낼 때처럼 일본 경제 전체를 회복으로 끌고 갈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내각부의 고위 간부는 “반도체 등의 수급 호전이 예전만큼 (전체) 생산액에 직접 연결되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세계 반도체 수급 호전 새로운 IT제품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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