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성장동력 선정` 그 이후가 중요

 청와대를 비롯한 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과학기술부 등 관련 부처와 민간단체가 조율을 거쳐 5∼10년 후 한국을 먹여살릴 10대 성장동력 품목을 최종 선정, 이달 말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각 부처가 의욕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비롯됐겠지만 성장동력 품목 선정과정은 정부 부처가 제 밥그릇 챙기는 데 치우쳤다느니 또 민간의 의견이 배제된 채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느니 하고 말도 많았다.

 선정 막바지 단계에 이른 지금 중요한 것은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대로 대 원칙에 의해 품목이 선정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보기술(IT) 비전이었던 성장동력은 치열해져 가는 산업 경쟁환경과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특히 그것은 우리의 한정된 정부 및 민간의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함으로써 선정에서 제외되는 품목의 희생이 뒤따르는 일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것은 반드시 성공적으로 수행돼야 하며 자칫 실패할 경우 ‘한국호’의 앞날을 보장받기 어려울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특히 이번 정부는 성장동력과 관련, IT를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아 전략부문에 집중적·효율적으로 투자하며 지원활동을 벌인다는 것이 원칙이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낙점이 되는 성장동력 품목은 ‘전략부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전략부문이라는 것은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유망한 기술이나 상품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코 우리의 전략부문이 될 수 없는 일이다. 뚜껑을 열어 보아야 하겠지만 이미 일부 보도에 따르면 맞춤형 신약(프로테오믹스)이나 미래형 자동차 등이 성장동력 품목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한 품목은 분명 유망하긴 하지만 우리의 기술수준이 일천하고 자원이 한정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달성이 어려운 품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성장동력으로 선정되는 품목은 늦어도 10년 이내에 세계 1등기술 수준에 오를 수 있는 것이 당초 목표였고 지금도 변함이 있을 수 없다.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우리는 지난 몇달 동안 성장동력을 선정하는 데에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물론 그것이 중요한 만큼 신중을 기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그것과 함께 선정된 품목을 어떤 방법으로 전략부문으로 육성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큰 그림이 있어야 했다. 성장동력 선정은 마치 묘목을 심는 것과 같아 그것을 심어놓고 물과 거름을 주어 가꾸지 않으면 거목으로 자라기는커녕 제대로 클 수조차 없어 과실을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정부는 성장동력에 선정되는 품목에 대해 명확한 자금조달 및 지원책을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선정된 품목이 국가 차원에서 추진되는 만큼 국가 차원의 개발전략 계획도 수립돼 밝혀져야 할 일이다. 오늘날 기술은 매우 빨리 변화하기 때문에 요소기술 개발은 중요하고 또 그것을 대기업이 전담할 수는 없는 만큼 많은 중소 벤처기업의 역할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즉 중소 벤처기업의 고급기술인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성장동력이 기술의 상호 연관성 및 파급력이 커질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시너지 효과를 살리는 것이다. 즉 신기술 접목을 통한 신수요의 발굴과 효율적인 공동기술개발에 대한 중장기 계획은 정부가 반드시 빼놓지 말아야 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