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보화투자, 더욱 확대해야

 우리나라의 종합 정보화 순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세계 톱10’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던 정부정책과 민간의 정보화 투자가 헛되지 않았음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우리 상품의 대외인지도 향상에도 기여하게 된다.

 매년 정보화 선진국의 국가정보화지수를 산출, 순위를 발표하는 한국전산원의 ‘2003 국가정보화 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정보화지수 순위는 2001년(14위)보다 2단계 상승한 12위로 조사됐다. 지난 98년 22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10단계를 뛰어넘는 엄청난 성장이다. 그동안 양적 성장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냐는 등 논란이 없지 않았지만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본다.

 지난 98년까지 중진국 수준에 머무르던 우리의 국가정보화지수가 이처럼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인터넷 이용자수가 인구 1000명당 552명으로 비교대상 50개국 중 2위를,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가 1040만명으로 1위를 차지하는 등 정보화지수 산정의 핵심지표인 초고속인터넷과 PC보급, 인터넷이용자, 이동전화 가입자 등이 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PC보급률을 세계 7위(인구대비 56%)로 재조정하는 등 그동안 PC보급 통계치를 잘못 집계했던 세계전기통신연합(ITU)의 수정 발표도 한몫했다.

 우리나라의 종합정보화 수위를 끌어올린 견인차는 인터넷과 통신이다. 지난 98년 20위권에 머물던 인터넷 이용자수가 급증하고, 통신부문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특히 GSM 방식의 이동전화를 표준으로 선택하고 있는 국가들이 선불카드 구매자를 가입자로 합산해서 통계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신부문은 선진국 수준에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정보화 부문에 대한 투자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작년 한해동안 국내총생산(GDP) 대비 10.1%인 54조7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지난 2001년보다 무려 1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3년 정보화투자 금액이 GDP의 4%인 11조30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이다. 문화·토지·교통 등 사회 각부문에 대한 중앙정부의 정보화 투자 역시 98년 1조5093억원에서 지난해 2조8049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연평균 12.7% 성장했다.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소프트웨어 투자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하드웨어의 60% 수준이었던 소프트웨어 부문에 대한 투자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역전됐다는 것은 우리의 정보화 투자가 한층 고도화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아쉬운 점은 우리의 정보화 투자가 제조업(13.59%)보다 서비스업종(25.05%)에서 활발하다는 것이다. 이는 정보화가 기업생산성 향상의 도구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가정보화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는 스위스다. 지난 96년 이후 줄곧 1위를 지키던 미국은 2위로 밀려났으며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가 3∼7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대만이 8위, 싱가포르가 11위에 올랐으며, 2001년 11위였던 일본은 16위로 밀려났다.

 국가의 미래와 직결되는 정보화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내년에는 반드시 세계 톱10에 진입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