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무전기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휴대폰이 컨버전스(융합)의 급진전으로 카메라·캠코더·TV 등에 이어 무전기 기능까지 통합하면서 무전기의 고유영역마저 침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모델명 MITs M400)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무전기 시장도 잠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에 버튼을 눌러 무전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푸시투토크 기능을 탑재한 것이다. 푸시투토크 기능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소유한 사용자들끼리 인터넷전화(VoIP)를 이용해 이동전화서비스망을 이용하지 않고도 무전기처럼 일대일 또는 일 대 다 통화가 가능해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IP를 부여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세계 어디에서나 사용이 가능하도록 이용범위를 넓혔다. 무전기가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사용할 수 없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규모 행사장 등에서 스태프들이 무전기와 휴대폰을 따로따로 사용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질 것”이라며 “스마트폰이 기업용 무전기 시장을 대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무전기 기능 지원을 위해 서버사업자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으며 향후 출시되는 스마트폰에도 푸시투토크 기능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LG전자·팬택 역시 이 분야 시장이 확대될 경우 이와 관련, 기능을 탑재한 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무전기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주파수공용통신(TRS) 등을 이용해 휴대폰의 공격에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휴대폰처럼 컬러 LCD와 메모리를 탑재, 게임 등 애플리케이션을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되고 있다.
세계 최대 무전기업체인 모토로라는 최근 자바기술 기반으로 휴대폰 기능을 강조한 폴더형의 TRS 컬러단말기(모델명 i95cl)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휴대폰 용도로 사용할 경우 음성회의, 음성인식 다이얼링, 음성녹음 등 핸즈프리 스피커 폰 기능을 제공하며, 양방향 무전기능을 사용할 경우 버튼 하나로 즉각적인 일대일 및 일 대 다 통신을 구현한다.
신연호 모토로라 코리아 iDEN 사업본부장은 “이제 무전기로도 통화는 물론 게임, 3차원 그래픽 등 새로운 모바일 기능을 즐길 수 있다”며 “무전기는 통화료도 들지 않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통화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정보기기와 달리 시장을 지켜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