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미국 대선 개표 과정의 혼선 이후 전자투표 도입이 적극 추진되는 가운데 일부 주에서 사용 중인 전자투표 시스템에 보안상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정보보안연구소(http://www.jhuisi.jhu.edu)는 전자투표 솔루션업체 디볼드(Diebold)의 소프트웨어를 분석한 결과 한 사람이 중복투표를 하거나 내부인이 투표결과를 조작할 수 있는 등의 보안결함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디볼드의 전자투표 시스템은 지난해 메릴랜드와 조지아, 캔자스, 캘리포니아 등 4개주 3만3000여 지역에서 사용됐다. 또 이 회사는 이번달에 메릴랜드주와 5560만달러어치의 전자투표 시스템 추가 납품계약을 맺었다.
연구원들은 중복투표를 방지하기 위해 투표인들에게 지급되는 스마트카드가 손쉽게 위조될 수 있어 한 사람이 여러 번 투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며, 내부직원이나 선거결과를 조작하고자 하는 외부단체 등에 의해 보안 허점이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컴퓨터 시스템엔 허점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자투표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볼드는 “외부기관과의 협력을 환영한다”면서도 “우리 시스템은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릴랜드주는 “지난 18개월간 별 문제가 없었다”며 “투표소에서 직원들이 참여 인원과 투표수를 대조하는 등 소프트웨어 외적인 보완책도 실행 중인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