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PC업체들이 새로운 발상의 최첨단 PC를 잇따라 개발해 수요부진 탈피와 함께 세계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모색 중이다.
NEC·히타치·소니 등 일본 업체들은 배터리 연속가동시간, 열 냉각효율, 입력방식 등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 차기 PC시장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NEC는 최근 나노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소재인 ‘카본나노혼’을 이용해 노트북용 연료전지를 개발했다.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수냉식 노트북을 개발한 히타치는 올들어 수냉식 데스크톱과 서버를 개발했다. 소니는 차세대 입력장치 ‘터치엔진’을 개발, 올해 안에 이를 채택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세계 컴퓨터시장은 CPU와 OS를 장악한 미국세가 일본세를 주도해 왔다.
일본 업체들은 나노기술과 첨단 메커트로닉스기술을 무기로 새로운 발상의 컴퓨터 개발에 전념하면서 시장구도 재편을 노려 왔다.
NEC가 지난달 말 내놓은 연료전지 노트북은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연속가동시간이 10배나 긴 40시간에 달한다. NEC는 내년에 시제품을 내놓고 2005년부터 본격 양산 및 출하를 개시할 계획이다. NEC의 가타야마 상무집행위원은 “2005년에는 리튬이온전지 노트북보다 만엔(10만원) 정도 높은 제품으로 시장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히타치는 차기 컴퓨터의 해결과제로 떠오르는 열 냉각문제에선 한발 앞서가고 있다. 히타치는 올들어 수냉식으로 냉각효율을 공냉식에 비해 60% 정도 높인 제품을 내놓았다. 컴퓨터의 경우 CPU 처리능력이 증가함에 따라 발열량도 높아져 기존 팬을 이용한 공냉식은 곧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돼 왔다.
소니는 기존 입력장치인 키보드와 터치패널의 장점만을 하나로 묶은 차세대 입력장치인 ‘터치엔진’을 개발했다. 터치엔진은 패널 위에서 단추를 누르면 마치 키보드를 누르는 것과 같은 감각을 손가락에 전달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소니는 이르면 올해 내 PC를 비롯해 개인휴대단말기(PDA), 디지털가전에 이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