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관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SW) 개발 및 서비스와 제품생산까지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와 러시아 등 해외로 이전하면서 미국 내 IT전문가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30일 로이터통신은 특히 전산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등 서비스분야에 종사하거나 SW개발을 담당하는 IT엔지니어들이 IT업체의 해외이전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무더기로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IT컨설팅회사 가트너그룹이 미국 IT업체들의 해외이전 계획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오는 2004년까지 미국 컴퓨터서비스 및 SW프로그래머 10명 가운데 1명이 해외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 영향으로 미국 IT분야에 종사하는 취업자 절대 숫자가 현재 약 1030만명에서 50만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러한 우려는 속속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미국 양대 SW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이 인도의 연구&개발(R&D) 인력을 수천명씩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만큼 미국 내 IT엔지니어들의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중견 SW업체 지벨의 경우 최근 아웃소싱을 확대하면서 전 직원의 9%에 해당하는 490명을 한꺼번에 길거리로 내몰았다.
IBM도 반도체 및 SW 개발을 인도와 러시아 등 해외에서 수행하는 비율을 크게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전자제조서비스(EMS) 업체 솔렉트론은 북미지역에 있던 800만평방피트의 공장을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옮기는 등 최근 IT업체들의 ‘탈 미국’ 바람이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