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최대 온라인업체 AOL의 가입자수 ‘부풀리기’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각) C넷(http://www.cnet.com)은 SEC가 AOL의 가입자 확보 관행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AOL은 지난 2001∼2002년 시어스로벅·타깃·JC페니 등에 자사 온라인 계정을 무료나 저가로 개설한 후 이들이 고객에게 나눠주도록 하는 이른바 ‘가입자 일괄판매 프로그램’을 통해 83만건을 신규로 가입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에 확보한 가입자가 전체 신규 가입자의 17%에 이르고 있다.
가입자수는 회사의 재정적 건강성과 미래를 측정하는 중요 지표가 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가입자 부풀리기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AOL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모기업 AOL타임워너가 이미 광고매출을 과대 계상했는지 여부에 대해 SEC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AOL은 한층 더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AOL은 이미지 손상은 물론 조사발표 당일 회사의 주가도 급락했다.
미국 업계에서는 AOL이 지난 2001년 타임워너와 합병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계약자 확보를 무리하게 추진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SEC 조사 소식으로 합병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합병 후 AOL은 성장속도가 둔화됐고 광대역자 시장에서도 뒤처진 모습을 보여 향후 운영전망에 대한 회의가 제기됐다.
한편 미국의 일반 전화접속 인터넷시장이 포화에 달했다는 지적과 함께 AOL의 가입자수는 지난해 9월 말을 정점으로 올 2분기 85만명, 지난 1년 동안 120만명이 줄어들면서 현재는 2500만명대에 머물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