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대폰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제품 과잉공급에 따른 재고누적, 가격하락 및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J)은 중국 기업들의 상반기 휴대폰 생산량이 유럽형 이동전화(GSM) 방식의 경우 약 50%,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은 무려 400% 이상 급증했으며 이에 따른 외국 업체들의 점유율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31일 보도했다.
중국 신식산업부는 상반기에 중국에서 총 8220만대의 휴대폰이 생산됐는데 이중 GSM 방식이 7180만대, CDMA 방식이 1040만대였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GSM은 3160만대(23%), CDMA는 530만대(55%)가 수출됐다.
이에 따라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휴대폰 과잉공급에 따른 가격하락과 휴대폰 업체들의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BNP파리바스페레그린의 분 산 라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휴대폰 재고가 올초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며 “그 결과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식산업부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내에서 판매된 4320만대의 휴대폰 가운데 중국 업체 제품이 55%를 차지하면서 작년 같은 기간(39%)에 비해 무려 16%P나 증가했다.
실제로 그동안 중국시장을 좌지우지했던 미국 모토로라와 핀란드 노키아 등 외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닝보버드와 TCL 등 중국 업체들은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모토로라는 지난 2분기에 시장점유율 15.5%를 기록하며 선두자리를 유지했으나 1분기(21.4%)와 비교하면 점유율이 5.9%포인트나 폭락했다. 또 노키아도 2분기 점유율 14.7%로 2위를 차지했으나 역시 1분기에 비해 점유율이 3%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비해 닝보버드는 시장점유율이 11.9%까지 수직 상승하면서 독일 지멘스와 우리나라 삼성전자를 제치고 3위에 랭크됐다. 또 TCL과 하이얼, 콩카 등 10여개 중국 휴대폰 업체들의 시장점유율도 대부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AWJ는 전했다.
세계 이동전화기 시장규모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올해 이동전화기 시장수요는 지난해보다 1000만대 늘어난 7200만대로 예상된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